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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다.”

 

공생활을 시작하신 예수님이 당신의 아들만일 수는 없다는 것쯤은

어머니 마리아도 잘 이해하셨을 것입니다.

평범한 저의 어머니도 살아계실 때 저를 당신 아들로만 생각지 않으셨으니

주님의 어머니라면 당연히 그러하셨을 것입니다.

 

당신의 아들을 자주 볼 수 없다는 것쯤은

어머니 마리아도 예수님께서 출가할 때부터 각오하고 계셨을 것입니다.

평범한 저의 어머니도 저를 자주 보고 싶어 하시지만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저의 불효를 이해해주셨으니 말입니다.

한 번은 한가위 명절 때 슬쩍 전화하셔서는

“바쁘지요? 안 와도 되요.”라고 하십니다.

보고 싶으신데, 그럴 수 없음을 아신다는 표현입니다.

 

그래서인지 어머니 마리아께서 모처럼 아들을 만나러 찾아 오셨습니다.

마르코복음에서는 예수께서 미쳤다는 소문이 돌아

그 예수님을 붙잡으러 형제들과 함께 찾아오신 거로 얘기되지만

루카복음은 그런 얘기는 싹 빼고

찾아오신 육신의 어머니와 형제들을 비유하여

영적인 어머니와 형제들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루카복음의 이 말씀은 당신의 어머니와 형제들을 끊어내시는 말씀이 아니라

우리 인간 모두를 당신의 가족, 어머니와 형제로 초대하시는 말씀입니다.

 

이것은 주님의 고귀한 일깨움이십니다.

주님의 이 일깨우심으로 우리는 깨닫게 됩니다.

아니, 우리는 주님의 이 일깨움으로 우리의 고귀함을 깨달아야 합니다.

 

우리는 종종 잘못된 겸손으로 인해 우리의 고귀한 정체성을 포기하고,

비천하고 비참한 죄인으로만 여기며 자학적이고 패배적으로 살아갑니다.

그리고 잘못된 영적 지도자들도 우리를 이렇게만 몰아갑니다.

 

그러나 우리의 주님께서는 우리가 본래 하느님의 가족이었음을 일깨우시고,

우리도 당신의 참된 가족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일깨우십니다.

 

그런데 그 방법, 곧 하느님의 가족이 될 수 있는 방법이 이렇습니다.

첫째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것입니다.

 

우리는 성모 마리아처럼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사람들입니다.

주님의 어머니 마리아께서 하느님 말씀을 받아들임으로써

하느님의 말씀이신 주님을 품으시고 주님의 어머니가 되셨는데

우리도 다른 말은 듣지 않고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우리의 고귀한 신분을 생각하며

아무 말이나 받아들이지 않고 하느님의 말씀만 받아들이면

우리도 주님의 어머니, 주님을 품는 자, 주님의 임산부가 되는 겁니다.

 

둘째는 하느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말씀을 듣는 것은 실천으로 완전해지고 완성됩니다.

 

이는 마치 수태된 아기가 10달을 자라 아기로 태어나는 것과 같습니다.

어머니란 아기를 수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출산도 하는 존재인데,

하느님 말씀의 실천이란 들은 하느님 말씀을 10달 동안 체화하여

비로소 행동으로 사람들 앞에 내어놓는 것입니다.

 

어제, 다른 말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을 내 발의 등불 삼는 고귀한 삶,

그리고 하느님의 빛으로 사람들 앞을 비추는 고귀한 삶을 보았습니다.

오늘, 우리는 다른 말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을 들어 품는 고귀한 삶,

그 말씀을 착한 행실로 다른 이에게 낳아주는 고귀한 삶을 보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천하는 주님의 고귀한 영적 가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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