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말씀나누기
김명겸요한 2014.12.21 04:44

대림 제4주일

조회 수 1104 추천 수 0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천사가 마리아에게 나타나 인사를 합니다. '은총을 받은 이'라는 칭호와 함께. 그리고 이어서 천사는 믿기 어려운 이야기를 마리아에게 합니다. 처녀의 몸으로 아들을 낳을 것이라는.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주님께서 마리아와 함께 계시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천사는 이야기 합니다.

 마리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부분이 있다면, 순종에 관한 부분입니다. 마리아를 순종의 모범으로 표현하며, 마리아가 그 때에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하느님의 구원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순종을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아니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이 순종을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저는 직장 생활을 해 보지 않아서 정확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직장 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윗사람의 말을 따르는 것보다, 직장 안에서 어느 정도 지위에 있는 상황에서 윗사람의 말을 따르는 것이 더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신학을 공부하면서, 수도원에서 살아가는 시간이 점점 더 길어지면서, 왜 순종을 해야 하는지, 순종이 수도 생활에서 무슨 의미인지 점점 더 알게 됩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순종을 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집니다. 내가 순종해야 하는 그 형제의 약점이 보이고, 논리를 따지면서 어떤 것이 더 올바른 것인지 이야기 하고 있는 제 모습을 볼 때, 한편으로는 말로만 순종 서약을 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중세시대처럼 전혀 엉뚱한 것을 순종이라는 이름으로 요구하지는 않지만, 때로는, 사람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다보니, 순종이라는 이름으로 저에게 다가오는 내용들이, 한편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저에게 요구하는 형제의 인간됨에 따라, 그 요구를 쉽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는가하면,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내가 존경하는 형제라면 큰 어려움 없이 받아들이지만, 나와 관계가 좋지 않은 형제라면 받아들이는데 있어서 더 많은 생각을 하는 제 모습을 보곤 합니다.

 결국, 순종은 인간의 판단, 인간의 선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간의 힘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즉,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면서, 하느님의 은총 속에서 머물 때, 순종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천사의 말을 다시 한 번 보자면, 주님께서 마리아와 함께 계시기 때문에, 마리아는 은총을 받았고, 그렇기 때문에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처녀로서 아기를 낳았을 때 겪게 될 고통에서, 유대교 안에서 처녀의 임신은 죽음에 이르는 죄이기에,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인간의 노력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엄청난 일입니다. 마리아의 인간적인 결단과 하느님의 은총이 함께 동시에 작용해야만 가능한 것입니다.

 결국, 제가 순종에 대해서 더 많이 알게 되면서, 그 순종의 실천을 더 어렵게 생각하는 이유는, 인간적인 힘에 의해서만 그 어려움을 해결하려 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면서, 성령의 움직임으로 이루어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소홀히 한 채, 관계에서 오는 어려움을 인간적인 노력으로 해결하려 하는 것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습니다.

 이제 곧 주님께서 오십니다. 오시는 그 주님과 함께 한다면, 인간의 힘으로 불가능하게 여겨지는 그 순종, 논리적으로 맞지 않고 이해되지 않는 그 순종을 살아가는 것이, 결코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주님의 은총 안에서 '예'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복된 시간을 기다려 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3Dec

    12월 23일-어느 유기 서원자의 강론

    평화를 빕니다. 오늘 복음의 내용은 요한의 출생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이 복음을 읽으면서 저는 요한이 아니라 즈카르야의 삶에 대해서 묵상을 해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오늘 복음에 나타나 즈카르야의 삶을 두 줄기로 묵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두...
    Date2014.12.2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929
    Read More
  2. No Image 23Dec

    12월 23일-내 입이 하느님을 찬미할 때까지

    “그때에 즈카르야는 즉시 입이 열리고 혀가 풀려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하느님을 찬미하였다.”   신앙과 관련하여 <믿음>, <불신>, <의심>이라는 말이 있는데 불신과 의심은 비슷하면서도 그 결이 조금은 다른듯합니다.   믿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이지...
    Date2014.12.2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771
    Read More
  3. No Image 22Dec

    12월 22일-나는 구원받았는가?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어제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믿음에 대해 칭송을 하자 오늘 마리아는 이에 대한 응답으로 찬미가를 노래하는데 이 ...
    Date2014.12.2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2180
    Read More
  4. No Image 21Dec

    대림 제4주일

     천사가 마리아에게 나타나 인사를 합니다. '은총을 받은 이'라는 칭호와 함께. 그리고 이어서 천사는 믿기 어려운 이야기를 마리아에게 합니다. 처녀의 몸으로 아들을 낳을 것이라는.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주님께서 마리아와 함께 계시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Date2014.12.2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1104
    Read More
  5. No Image 21Dec

    대림 제 4 주일-주님께서 세우기를 진정 바라시는 것은?

    오늘 제 1 독서 사무엘 하권의 얘기는 다윗 생애 말년의 얘깁니다. 적들을 모두 물리치고 잘 지은 궁전에서 평안히 살게 된 다윗이 이제야 눈을 돌려 하느님께서 계실 성전을 짓겠다고 제의합니다. 하느님 집은 초라한데 자기 집은 화려한 것이 마음에 걸린...
    Date2014.12.2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589
    Read More
  6. No Image 20Dec

    12월 20일-마리아처럼 그리스도의 어머니가 되려면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칠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들이라 불릴 것이다.”   요 며칠, 복음에 매번 등장하는 존재가 천사 가르리엘과 성령입니다. 가브리엘 천사가 그제는 요셉...
    Date2014.12.2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2096
    Read More
  7. No Image 19Dec

    12월 19일-축성과 축복 중에 나는 무엇을?

    “그 아이는 이미 모태에서부터 하느님께 바쳐진 나지르인이 될 것이다.”   나는 모태에서부터 하느님께 바쳐진 나지르인이 되기를 바랄까? 여러분은 모태에서부터 하느님께 바쳐진 나지르인이고프십니까?   저는 일찍 수도원에 들어왔습니다. 수도생활...
    Date2014.12.1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2640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944 945 946 947 948 949 950 951 952 953 ... 1365 Next ›
/ 136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