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자신을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두지 마라.
하늘에 보물을 쌓아라.
사실 너의 보물이 있는 곳에 너의 마음도 있다.”
주님께서 우리의 보물을 땅에 쌓지 말고 하늘에 쌓으라고 말씀하시는데
나의 보물이란 무엇이고,
보물을 땅이 아니라 하늘에 쌓는다는 게 무엇인지 생각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먼저 땅에 쌓는 보물에 대해서 말씀하시는데
땅에 쌓는 보물은 좀이나 녹에 의해 망가지고 도둑질을 당할 수도 있으니
이런 것들에 의해 망가지거나 빼앗기지 않을 보물을 하늘에 쌓으라십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돈이나 금 은 보석은 하늘에 쌓을 수는 없는 것이고,
이런 것을 우리가 가지고 있으면 이것들에 우리 마음도 빼앗기고,
이것들이 언젠가 망가지거나 빼앗길까봐 염려하여 마음이 어두워지며,
마침내는 염려하던 일이 실제로 벌어져 이것들마저 잃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땅에서 빼앗기지 않으면서도 하늘에는 쌓아둘 수 있는 보물,
그것이 과연 무엇일까요?
제 생각에 그것은 덕들입니다.
덕이란 능력이고, 선과 관련한 능력입니다.
그래서 후덕厚德한 사람은 선을 많이 가지고 있어 자신도 언제나 넉넉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가지고 있는 많은 선을 후히 나눠줄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프란치스코가 귀부인이라고 한 가난을 먼저 보면
가난이라는 덕은 욕심이 없는 마음의 가난이기에
욕심으로 소유한 것들도, 욕심으로 빼앗아 갈 것들도 없으며
욕심으로 인한 마음의 어두움도 없으며,
아무도 욕심내지 않는 가난이기에 뺏길 위험도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가난은 마태오복음이 얘기하듯 영 안에서의 가난이기에
아무 가진 것은 없어도 하느님 나라를 소유하고,
세상 욕망 대신 하느님께 대한 갈망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무엇보다 중시해야 할 것은 사랑입니다.
주님께서 제일 중요한 것이 사랑이라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앞서 덕이란 선과 관련한 능력이라고 하였는데
가난이 세상 것 대신 하느님 선을 소유하는 능력이라며
사랑은 그렇게 지니게 된 하느님 선을 나눠주는 능력입니다.
사랑이 하느님 선을 나눠주는 능력이라는 것은
좋아하는 것과 비교하면 즉시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좋아할 때 우리는 그것을 자기의 것으로 소유하려고 하며
사람을 좋아하면 사람도 소유의 대상으로 만들어 소유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사랑을 하면 좋아하는 것을 나눠줄 뿐 아니라 자신마저 내어줍니다.
그래서 사랑에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빼앗길까봐 두려워하고,
빼앗으려는 사람을 침입자와 원수로 여기는데
달라기 전에 주고 빼앗기 전에 주기에 침입자도 원수도 없습니다.
사랑은 이렇게 이 세상에서 그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것이지만
하늘나라에서도 통용되는 귀중한 보물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에 사랑을 하면
그 누구를 사랑하건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 되며
그렇게 사랑하는 곳이 이 세상에서건 저 세상에서건 천국입니다.
그러니 사랑을 나의 보물 삼으면
땅이니 하늘이니, 이 세상이니 저 세상이니 따지고 가릴 것 없습니다.
그런데 나에게는 무엇이 가장 귀한 보물입니까?
가장 애지중지하는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는 오늘이 되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