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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겸요한 2015.06.28 11:50

연중 제13주일

조회 수 850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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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기도를 할 때, 자주 하는 기도 중의 하나는 청원기도입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회당장과 하혈하는 여자 역시 예수님께 소원을 가지고 다가갑니다.

 하혈하는 여자는 같은 병으로 열두 해 동안이나 고생을 하였지만, 그리고 그러는 도중에 상태가 더 나빠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 간절함을 가지고 다가갑니다. 어찌 보면 열두 해 동안 고생을 하면서 몸과 마음이 지치기도 했을 것이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겠지만, 여자는 다시 한 번 시도를 합니다.

 간절함.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간절함이라는 단어를 잊어버린 듯합니다.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해가면서, 그것과 더불어 우리의 소원도 빨리빨리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렇기에 또한 쉽게 포기하는 것도 적지 않습니다.

 만약 간절함을 가지고 다가간다면, 그것이 꼭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면, 조금 더 기다리고 인내하면서 노력하게 될 것입니다. 희망했던 것이 이루어질 때 얻을 그 기쁨, 그 행복을 생각한다면, 그리고 그것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그 간절함이 절실한 만큼, 조금 더 공을 들이게 됩니다. 밤잠을 설쳐가면서 노력해도, 그리 피곤하다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그 간절함은 우리에게 희망으로 나아가는 힘을 줍니다. 그러한 희망으로, 그러한 믿음으로 오늘 복음에 나오는 여자는 예수님께 다가갑니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이 원했던 바를 얻게 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간절함을 가지고 노력한다고 해도, 인내력의 한계에 도달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노력만큼 결과가 오지 않는다고 생각될 때, 더 큰 절망, 더 큰 불안을 느끼게 됩니다. 회당장은, 딸의 상황에 대해서 들었을 때, 자신의 희망이 꺾였다고 느꼈을 것입니다. 부푼 꿈을 안고 예수님께 청을 드렸고, 딸을 살려 주실 수 있는 예수님과 지금 함께 가고 있는, 우리가 딸에게 갈 때까지 딸이 제발 살아있게 해 달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집으로 향하고 있던 그에게, 딸의 죽음은 커다란 절망으로 다가왔습니다.

 하느님께 기도하지만, 들어주시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나의 청원은 하느님의 뜻과 맞지 않는가보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간절함을 통해서 얻었던 힘도 점점 빠져가면서, 슬슬 포기를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항상 당신이 원하시는 때에, 당신이 원하시는 방식으로 우리의 청원을 이루어 주시는 것 같습니다. 기도해서 얻었다고 말은 하지만, 때로 우리는 스스로의 힘으로 무엇인가를 해 낸 것처럼 자랑하기도 합니다. 그러한 교만을 막기 위해서인지,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힘을 다 빼 놓으신 후에, 우리의 청원을 이루어 주시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믿음입니다.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실 것이라는 믿음, 우리에게 항상 좋은 것을 마련해 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세례를 통해서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고,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면서 기도를 합니다. 청하면 주실 것이라고 예수님께서 복음에서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그 믿음을 가지고 기도할 때, 더 큰 인내심으로 주님께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주님께서 말씀하고 계십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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