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은 유명한 오병이어의 표징이야기입니다.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이 넘는 사람이 배불리 먹은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를 기적으로 해석해서, 예수님께서 빵을 많게 만드신 것으로 이애해야 하는지, 아니면 어린 아이의 나눔을 보고 다른 이들이 감동하여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것을 꺼내서 풍족하게 되었다는 것으로 이해해야 하는지 학자들마다 의견이 다릅니다.
하지만 저는 사랑이라는 관점에서 이 이야기를 보고 싶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 창조 때 말씀으로 세상을 만드셨고, 그 만드신 세상은 하느님 보시기 좋은 세상이었습니다. 당신 사랑으로 그 모든 것을 창조하셨고, 그 사랑은 끊임없이 세상을 향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결코 당신이 만드신 세상이 굶주림으로 고통 받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늘의 새들과 바닷속 물고기를 먹이시는 그분은 당연히 굶주림에 처한 사람들도 먹여주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
그 사랑이 우리를 향하고 있기 때문에, 부족한 우리의 나약함을 채워주시기에, 우리는 우리의 부족함 속에서도 우리의 것을 다른 이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습니다.
사실 우리 모두는 완벽하지 못하고, 부족하고 실수 투성이이며, 나약함을 지니고 살아갑니다. 그 부족함 때문에, 불완전함 때문에, 그것을 극복하고자 노력을 하기도 하지만, 인간적인 노력에 한계가 있음을 또한 우리는 자주 경험하게 됩니다.
나의 약한 모습, 나의 추한 모습을 인정하고 싶지 않고, 감추고 싶어하는 것이 우리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모습은 감추어지지 않고, 그러한 모습을 볼 때마다 내 자신에 대해서 화가 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불만은 내 주위 사람들에게 전달되기도 합니다.
불완전함. 그것을 인정한다면, 내가 완벽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 나는 실수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인정한다면, 그 불완전함 속으로 하느님께서 들어오십니다.
오늘 이야기에서 굶주림을 채워주시는 하느님의 사랑은, 우리의 불완전함도 채워주실 것입니다.
내가 부족함을 느끼면 느낄수록, 더 크게, 더 많이 하느님께서 내 안에 들어 오셔서 그 부족함을 채워주실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될 때, 우리는 가진 것을 다른 사람들과, 하느님의 사랑을 이웃과 나눌 수 있게 됩니다.
나의 부족함을 채워주시기 위해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오십니다. 나와 함께 하시기 위해서 인간이 되어 오신 하느님께서는 나의 굶주림을 채워주시기 위해서 미사 안에서 빵의 모습으로 오십니다.
우리는 그저 하느님 앞에서 우리의 굶주림, 우리의 목마름, 우리의 나약함을 드러내기만 하면 됩니다. 하느님의 사랑이 그 모든 것을 채워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