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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를 위해 소가 희생해야 한다는 말을
옛날에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말을 들었을 때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때는 오늘 복음 말씀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개인이 공동체를 위해 희생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개인을 위해 공동체가 희생되는 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개인과 이성을 중시하는 모더니즘이
우리 사회 안에서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고
전체를 위해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던 전체주의적 독재가 무너지고
민주화가 이루어졌을 때에야
저는 이 말의 깊은 뜻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주님의 오늘 비유 말씀은
전체를 소홀히 하라는 말씀이 결코 아닙니다.
양 아흔 아홉 마리를 산에 남겨 둔다는 말씀은
한 마리를 위해 아흔 아홉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한 마리도 소중히 여긴다는 말씀이고,
한 마리도 그저 한 마리가 아니라 어쩌면 제 멋대로 길을 벗어난
말썽꾸러기 한 마리도 소중히 여긴다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생각해봐야 합니다.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 목자는
진정 모든 양을 사랑하는 목자가 아닙니다.
다른 아흔 아홉 마리도 사실은
한 마리, 한 마리가 모여 이루어진 것이니
한 마리 잃게 되는 것 눈 깜짝하지 않는 목자는
실상 다른 아흔 아홉도 눈 깜짝하지 않는 목자인 것입니다.

우리는 종종 전체에 눈이 팔려 한 사람을 소홀히 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사랑은
한 사람을 도매금으로 넘기지 않고
그 한 사람을 눈 여겨 보고
그 한 사람의 눈높이에 맞추는 맞춤 사랑을 합니다.

우리가 기다리는 주님은,
우리에게 오시겠다는 주님은
우리 모두를 위해 오시는 분이시지만
나를 위해 오시는 분입니다.
길 잃고 헤매는 나.
바로 이 나를 위해 오시는 분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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