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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쇠 2009.01.10 04:14

공현 후 토요일-가장 슬기로운 사람

조회 수 2562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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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사람이란 어떤 사람인지를 여러 기준에서 얘기할 수 있지만
슬기로운 사람 중의 슬기로운 사람은
아마 자기 주제를 정확히 아는 사람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가장 슬기로운 사람은 가장 겸손한 사람이고
오늘 복음의 세례자 요한은 가장 슬기로운 사람입니다.

그런데 우리 인간이 무엇보다도 정확히 알아야 할 것은
자기가 신이 아니라는 사실일 것입니다.
아담과 하와 이래로
인간은 끊임없이 신의 자리를 차지하려고 해왔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처럼 모든 선을 자기 것으로 소유하려 하고
자기 것인 양 착각하였고
모든 것을 자기 좋을 대로 하려 합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의 요한은 이 점에 있어서 아주 명확하게 선언합니다.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다.”
너무도 당연한 것으로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가 당시 누렸던 명성을 생각할 때
아무 것도 아닌 우리도 신의 자리를 차지하려는 것과 비교할 때
요한의 이런 태도는 대단히 훌륭한 것입니다.

이렇게 자기를 정확히 알고 있었기에
요한은 그에 따라 처신을 잘 할 수 있었는데
이것을 우리는 세 가지 복음적 권고의 차원에서 볼 수 있습니다.

요한은 첫째로 가난했습니다.
“하늘로부터 주어지지 않으면
아무 것도 받을 수 없다.”고 그는 말합니다.
참으로 우리는 가진 것이 없었던 것은 물론 존재 자체가 없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없는 나를 있게 하시고
부모를 주시고
형제를 주시고
성격을 주시고
능력을 주시고
머리를 주시고
의지를 주시고 그리고
재물도 주시고 정말 다 주셨습니다.
뭘 가지고 내 것이라 내세울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요한은 이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어서 요한은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고
그분에 앞서 파견된 사람일 뿐이다.”고 얘기합니다.
이는 성자께서 “나는 내 뜻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실천하려고 하늘에서 내려왔다.”고
하신 말씀과 같은 뜻입니다.
요한이나 우리 또한 하늘로부터 이 세상에 파견된 Missionary들이고
하늘의 Missionary인 한 내 좋을 대로 할 수 없고
주어진 Mission을 수행해야 하는 순종의 사람들입니다.

다음으로 요한은 “신부를 차지하는 이는 신랑이다.
신랑의 친구는 신랑의 소리를 들으려고 서 있다가
그의 목소리를 듣게 되면 크게 기뻐한다.
내 기쁨도 그렇게 충만하다.
그분은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고 얘기합니다.
우리는 종종 사람을 놓고 하느님과 경쟁합니다.
하느님의 사람을 내 사람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지요.
하느님의 자식인데 내 자식으로 만들려 하고
그리스도의 신부인데 내 아내로 만들려 합니다.
아내가 하느님을 자기보다 더 사랑하기에
그것이 싫어서 하느님을 믿지 않는 남편들을 종종 봅니다.
하느님을 시기 질투하는 것이지요.
오늘 요한은 자기한테 오던 사람들이
그리스도께로 가는 것을 시기 질투하지 않습니다.
그는 오히려 기뻐하며
주님을 따르는 무리는 더 커져야 하고
자기를 따르는 무리는 작아져야 한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자기는 신랑의 친구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친구의 색시를 넘보지 않는 정결함의 본보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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