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
오늘의 수호천사 축일과 며칠 전의 대천사 축일은 어떻게 다른가요?
그야말로 대천사, 큰 천사와 소천사, 작은 천사의 차이인가요?
며칠 전 대천사 축일을 지냈는데
오늘 수호천사의 축일을 또 다시 지내고, 굳이 지내는 뜻은 무엇일까요?
제 생각에 하느님의 인격적이고 개인적인 사랑을 기리기 위함일 것입니다.
그러니까 하느님은 우리 모두를 보편적, 공통적으로 사랑하시지만
도매금으로만 사랑하시지 않고 소매금으로도 사랑하신다는 거지요.
이는 마치 하느님께서 우리 모두의 아버지이고,
하느님께서 우리 모두를 창조하시고, 보호하시고, 인도해주시지만
우리 각자에게 육신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주시어
이 부모를 통해 우리를 창조하시고, 보호하시고, 인도해주시는 것처럼
나만의 천사를 보내시어 나를 그렇게 소중히 지켜주신다는 뜻일 겁니다.
이는 또 이런 의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느님의 빛은 우리 모두를 비추지만 우리가 그 빛 속을 거닐지 않고,
개인의 어떤 이유로 어둠을 걸을 때 나만을 비추는 전조등과 같으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길로서 우리를 하느님께 잘 인도하시지만
우리가 그 길을 잘 따라가지 않거나 못할 때 나만의 천사를 보내시어
무리에서 이탈한 나를 하느님께로 다시 인도하게 하심과 같을 겁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빛 속을 잘 거닐면 어둠이 없을 것이고
길이신 주님의 인도를 잘 따르기만 한다면 길 잃고 방황치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수호천사도 필요 없고, 굳이 수호천사를 보내실 이유가 없을 겁니다.
그래서 오늘 탈출기의 주님은 “보라, 내가 너희 앞에 천사를 보내어,
길에서 너희를 지키고 내가 마련한 곳으로 너희를 데려가게 하겠다.”
이렇게 말씀하신 다음 이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그 앞에서 조심하고 그의 말을 들어라.
그가 너희 죄를 용서하지 않으리니, 그를 거역하지 마라.”
그렇습니다.
우리는 정말 말을 잘 듣지 않습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고 하시며
당신을 잘 따르라는 주님의 말씀도 잘 듣지 않고
주님을 잘 따르라는 수호천사의 말도 잘 듣지 않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주변에 수호천사가 많습니다.
길을 잘못 갈 때 길을 알려주는 사람도 수호천사고,
알려주었음에도 계속 그 길을 갈 때 나무라는 이도 수호천사며,
가다가 힘들고 지칠 때 같이 가자 격려하는 이도 수호천사지요.
그런데 우리는 어떤 때 이들이 바로 나의 수호천사인지 모르고
그들을 함부로 대하고, 그들의 인도를 따르지 않음으로써
은혜를 원수로 갚곤 합니다.
그렇습니다.
주님께서는 총력적으로 우리를 하느님께로 인도하십니다.
인도하는 수호천사,
나무라는 수호천사,
격려하는 수호천사,
모두를 동원하여 우리를 온갖 어려움에서 지켜주시고 인도하십니다.
그러니 우리는 오늘 그들의 말을 잘 듣고 인도를 잘 받아야겠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사랑하시고, 총체적으로 사랑하시는 주님께 감사드려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