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자 요한 때부터 지금까지 하늘나라는 폭행을 당하고 있다.
폭력을 쓰는 자들이 하늘나라를 빼앗으려고 한다.”
오늘 주님께서는 하늘나라가 폭행을 당하고 있다고 말씀하시고,
폭력을 쓰는 자들이 힘으로 하늘나라를 빼앗으려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이런 말씀이 제게는 거슬리고 이해도 잘 안 갑니다.
하늘나라가 하느님 아닌 누구에 의해 빼앗길 나라입니까?
하늘나라가 힘으로 빼앗을 수 있는 나라입니까?
그렇게 시시하고 형편없는 나라입니까?
그렇지 않다는 것이 오늘 주님의 말씀입니다.
겉으로 보면 하늘나라가 폭행을 당하고 있고,
힘으로 하늘나라를 빼앗을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고 오늘 주님은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사람 중에서 세례자 요한보다 더 위대한 사람이 없다는 말씀이나,
하늘나라의 가장 작은이도 요한보다 위대하다는 말씀이 바로 이런 뜻입니다.
이 세상에서 힘깨나 쓴다는 사람이나 힘으로 무엇을 하려는 사람,
특히 권력자들이 대단한 것 같고,
이런 사람들이 세례자 요한을 죽이고 지금도 예언자들을 죽이지만
바람 앞의 검불처럼 사라져버리고 말 존재들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이 말씀이 맞다고 생각하십니까?
지금 우리 현실에서 참으로 맞다고 생각하십니까?
하늘나라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은 어린이라는 말도 믿으십니까?
사실 이 세상에서건 하느님 나라에서건
힘으로 뭘 하려는 사람은 위대한 사람이 아닙니다.
말로 해서는 안 되겠구먼! 하고 말한 적이 있지요.
애를 키울 때 말입니다.
아이가 말로는 안 들으니 매로라도 듣게 해야 된다는 거지요.
바꿔 말하면 말로 하게 할 힘이 없을 때 물리적인 힘을 쓰고,
그것도 폭력적으로 힘을 쓴다는 얘기가 됩니다.
그러므로 폭력은 설득력보다 약합니다.
말로 설득하지 못하는 사람이 폭력으로 해결한다는 뜻입니다.
당연히 폭력은 사랑보다 힘이 약합니다.
사랑은 스스로 하게 하는 힘이기에 억지로 하게 하는 힘보다 셉니다.
요즘 국가 폭력이 도를 지나칩니다.
시위를 하면 차로 벽을 쌓고 시위대가 이를 힘으로 부시려 하니
과잉진압, 폭력진압으로 한 사람의 생명이 위험에 처해 있는데도
대통령은 국민을 IS 대원과 비교하며 그러니 어쩔 수 없다고 합니다.
국민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을뿐더러 말로 국민을 설득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다는 말이 그래서 어쩌면 틀린 말은 아니지만 아무튼
국민을 사랑의 대상이 아니라 적으로 여기는 것부터가 잘못입니다.
그러나 이런 폭력에 대해 쫄지 말라고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벌레 같은 야곱아, 구더기 같은 이스라엘아!
내가 너를 도와주리라. 이스라엘의 거룩한 분이 너의 구원자이다.”
세상 권력자가 아무리 대단해보이고
그들 앞에서 우리가 벌레 같고 구더기 같이 보여도
하느님을 바라보면 그들이 별 거 아니고 오히려 우리가 대단하며
그들의 힘도 별 거 아니고 외려 우리의 사랑이 위대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였다면 새로이 깨닫는 오늘이 되고
알고 있었고 믿고 있었다면 더 굳게 믿는 오늘이 되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