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예수님께서는 너희 집 짓는 자들에게 버림을 받았지만,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신 분이십니다.

 

중국은 아직도 겨울이어서 아무런 꽃이 피지 않았지만

지금 저희 수도원의 산수유, 목련, 진달래는 이미 꽃을 피었고,

다른 나무들도 뒤지지 않으려는 듯 꽃을 피우려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느님께서 꽃들을 당신의 은총으로 주시는데

이것을 감상하지 않는다면 그 은총을 선물로 고맙게 받는 게 아니라

쓰레기처럼 버려버리는 것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어제는 중국 갈 때 쳐두었던 커튼과 간유리 창을 열었습니다.

 

난방을 위해서, 곧 열이 새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이중창을 다 꼭꼭 닫고 커튼까지 친 것인데

이것들이 꽃을 맘껏 보는 것을 막고 있으니

봄기운 완연한 이제는 열어젖혀야겠다고 생각한 겁니다.

 

그래서 오늘 사도행전 베드로 사도의 <버린 돌> 얘기도

이런 관점에서 묵상을 하였습니다.

 

우리가 버리는 것은 두 가지 형태입니다.

싫어서 버리는, 곧 적극적인 버림이 그 하나이고,

그리 좋지 않아 선택하지 않는, 곧 소극적인 버림이 다른 하나입니다.

 

우리 가운데 꽃을 싫어서 버리는 사람이 있을까요?

꽃이라면 나는 무조건 싫다는 그런 사람이 우리 가운데 있냐는 말입니다.

혹 꽃가루 때문에 싫어할 사람은 있어도 다른 이유 때문이라면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이런 사람은 참으로 많지요.

 

긋그제 중국에서 돌아올 때 한성대 역에서 내려 수도원까지 걸어오는 길에

꽃집에 봄철 꽃들이 없는 것 없이 진열되어 있어서

삭막한 곳에서 있다 돌아오는 저는 황홀하게 꽃을 보며 오는데

상당수의 사람들은 걸으면서도 스마트 폰을 보느라 꽃을 보지 않는 겁니다.

 

부러 꽃 나들이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꽃 배달 선물과 같이

곁에 와있는 꽃을 보지 않는 것은 죄악이라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보지 못하는 것인지, 아니라면 어찌 꽃을 보지 않는 것인지.

 

우리에게 하느님도 그럴 수 있을 것입니다.

무신론자라면 모를까 우리 중에 하느님이 싫어서,

더 나아가 하느님을 증오해서 버리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하느님을 싫어하지 않지만 그리 좋아하지도 않기에 가지지 않거나

좋아하기는 하지만 적어도 사랑하지 않기에 가지지 않거나

사랑하기는 하지만 다른 것을 더 사랑하기에 그것을 선택하고

결과적으로 하느님을 버리는 사람은 우리 가운데 꽤 있을 수 있습니다.

 

오늘 베드로 사도가 인용한 시편은 <너희 집 짓는 자들>이라고 합니다.

<너희 집 짓는 자들>이 바로 우리라면

우리가 짓는 집은 어떤 집입니까?

우리 집입니까, 하느님의 집입니까?

 

하느님의 집을 짓는 사람이라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가 모퉁이 돌 삼지 않는다면,

아니 다른 것들로 하느님의 집을 지으려고 한다면

과연 하느님의 집을 짓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지 자문하는 오늘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2Apr

    부활 8부 토요일-겸손함과 담대함

    저는 오늘 독서와 복음을 읽으면서 복음의 제자들이 독서의 유대 지도자들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다시 말해서 제자들도 예수님의 부활을 체험하기 전까지는 유대 지도자들과 마찬가지로 예수 부활을 믿지 못하였고, 그래서 예수께서 그리스...
    Date2016.04.0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359
    Read More
  2. No Image 01Apr

    부활 8부 금요일-나는 집짓는 사람인가. 버리는 사람인가?

    예수님께서는 “너희 집 짓는 자들에게 버림을 받았지만,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신 분”이십니다.   중국은 아직도 겨울이어서 아무런 꽃이 피지 않았지만 지금 저희 수도원의 산수유, 목련, 진달래는 이미 꽃을 피었고, 다른 나무들도 뒤지지 않으려는 ...
    Date2016.04.0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682
    Read More
  3. No Image 31Mar

    부활 8부 목요일-무심히 지나치지 않고 유심히 보게

    “우리의 힘이나 신심으로 이 사람을 걷게 만들기나 한 것처럼 왜 우리를 유심히 봅니까?”   오늘 베드로 사도는 불구자를 고쳐준 것 때문에 사람들이 몰려와 어떻게 된 건지 유심히 살펴보는 것에 대해 왜 유심히 보냐고, 어떻게 보면 그러지 말라는 ...
    Date2016.03.3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579
    Read More
  4. No Image 30Mar

    부활 8부 수요일-내가 가진 것은?

    "나는 은도 금도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가진 것을 당신에게 주겠습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말합니다. 일어나 걸으시오."   오늘 베드로 사도의 이 말을 묵상하면서 자연스럽게 내가 가진 것은 그러면 무엇일까 생각해봤습니다.  ...
    Date2016.03.3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935
    Read More
  5. No Image 28Mar

    부활 팔일 축제 내 월요일 복음나눔 -갈릴래아에서 만난 예수님-

    +그리스도의 평화를 빕니다. 부활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제가 유기서원기때 제과점에 한두달정도 다닌적이 있었습니다. 수도원에 들어오기 전에 제과점에 서 일을 했던 저는 제과 기술을 더 배우고 보충하기 위해서 다시 다녔었습니다. 당...
    Date2016.03.28 Category말씀나누기 By일어나는불꽃 Reply0 Views1641
    Read More
  6. No Image 22Mar

    성주간 화요일-열매 때문이 아니라 사랑 때문에

    “너는 나의 종이다. 이스라엘아, 너에게서 내 영광이 드러나리라.” 하느님께서 당신 종에게 하시는 말씀입니다.   이에 대해 야훼의 종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나는 쓸데없이 고생만 하였다. 허무하고 허망한 것에 내 힘을 다 써 버렸다. 그러나 내 권...
    Date2016.03.2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2430
    Read More
  7. No Image 21Mar

    성주간 월요일-아직 한참 멀은 나

    오늘 우리가 들은 야훼의 종을 생각하면 노자 도덕경에서 도에 도달한 도사道士같습니다.   우선 외치지 않고, 목소리 높이지도 않으며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꺼져가는 불을 끄지 않음이 그렇습니다.   자기의지를 관철하려 하지 않음은 말할 것도...
    Date2016.03.2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769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883 884 885 886 887 888 889 890 891 892 ... 1373 Next ›
/ 137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