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곁에서 예수님의 죽음에 함께 했던 막달레나는
예수님의 죽음 이후에도 그 곁을 떠나지 못합니다.
예수님을 무덤에 모신 후
바로 안식일이 시작되었기에
그녀는 무덤에 오고 싶었지만
집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을 것이며,
그랬기에 그 다음 날 동이 터 오르는 것을 기다리지 못하고
이른 아침 무덤으로 향하게 됩니다.
내가 사랑했던 사람의 죽음,
나를 사랑했던 사람의 죽음은
그녀에게 엄청난 고통으로 다가왔을 것이며,
그 사랑이 그녀를 재촉해서
무덤으로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무덤에서 그녀는
또 다른 고통을 체험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시신을 잃어버린 슬픔을
겪게 됩니다.
베드로와 요한이 다녀갔지만,
그들도 아무런 답을 찾지 못한 채
돌아가 버렸습니다.
그 자리에서 막달레나는 그저
울고만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그 무기력함 속에서
막달레나가 할 수 있었던 유일한 하나는
무덤에서 떠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아니 어쩌면 무덤을 떠날 힘 조차도 없어서
그곳에 서서 마냥 울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막달레나는 고통의 상황에 머물러 있고,
그러한 그녀에게 예수님께서 찾아오십니다.
"여인아, 왜 우느냐? 누구를 찾느냐?"
우리는 고통의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하지
그 안에 머물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막달레나가 베드로나 요한처럼 무덤을 떠나갔다면,
그녀는 부활의 첫 증인이 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이렇듯 고통의 순간에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도 찾아오십니다.
그리고는 위로의 말을 건네주십니다.
우리는 우리가 벗어나고 싶은 그 상황 속에서
예수님을 만날 수 있고,
그 안에서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고통은 벗어나야 할 그 무엇이 아니라,
우리가 견디어 내야 할 그 무엇일 것입니다.
"제가 주님을 뵈었습니다."
고통의 상황 속에서 만난 주님께서
우리가 그 고통을 인내할 힘을 주시고,
그 안에서 기쁨을 누릴 수 있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