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이 이야기 하는 순간은
구약이 기다려온 그 상황이 이루어지는 순간입니다.
아브라함에게 약속된 그 자비가 열매를 맺는 순간입니다.
꽤 오랜 시간을 이스라엘 백성은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쉽지 않은 기다림,
그 속에서 이스라엘 백성은
다른 민족의 지배아래서 고통 받기도 했고,
탈출을 위해서 험난한 길을 돌아 돌아 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약속된 자비는 결코 없어진 것이 아니라
결국 이루어지고 만다는 것을
오늘 복음은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고통 속에 있을 때
하느님의 자비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아무리 이야기해도,
고통이 은총이라는 말은 이해되지 않습니다.
고통은 오히려 좋지 않은 것으로 경험되기에,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그저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말만할 뿐이라고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역사 속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하느님께서 한 번 약속하신 자비는
결코 없어지지 않고
결국에는 이루어진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엘리사벳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자비가 이루어지리라 믿었기에
마리아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간절한 기다림 끝에 얻은 그 무엇이기에
더 큰 기쁨으로 다가옵니다.
때로 우리는 인간적인 약함 때문에
그리 오랜 시간 기다리지 못하고,
한편으로는 우리의 기다림이
헛된 것은 아닌가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결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으신다는 것을
우리는 믿어야 합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우리는 기도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그 시간을 인내로 기다릴 수 있는
힘을 우리에게 주시라고 하느님께 청할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자비가 우리 각자 안에서
열매 맺기를 기도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