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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나누기
김레오나르도 2016.09.17 04:49

연중 24주 토요일-들을 귀.

조회 수 1387 추천 수 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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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을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들을 귀>란 무언인가?

들을 수 있는 귀, 달리 말하면 귀의 능력을 뜻하는가?

아니면 들으려고 하는 귀, 곧 귀의 의지를 뜻하는 것인가?

제 생각에 들을 귀란 두 가지를 다 포함하는 말일 것입니다.

 

들을 귀란 우선 들을 수 있는 귀입니다.가는귀가 먹거나 귀가 완전히 먹은 사람은 잘 못 듣거나 완전히 못 듣는데

영적으로도 하느님 말씀을 잘 못 듣거나 완전히 못 듣는 사람이 있습니다.

 

먼저 영적으로 가는귀먹은 사람에 대해 주님께서는 비유로 말씀하는데

첫째는 마음이 길바닥과 같은 경우입니다.

비유에서는 길에 떨어진 씨라고 했지만

좀 더 실감이 나게 제가 길바닥이란 표현을 썼습니다.

 

길바닥이란 장바닥과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이 오가는 곳입니다.

그러니 마음이 길바닥과 같고 씨가 길바닥에 떨어졌다는 것은

하느님의 말씀을 다른 사람들 모르게 잘 간수하지 않고

길가는 모든 사람이 다 알고 채 가도록 내버려둔다는 뜻입니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나에게 하시는 말씀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한 말씀으로 내놓는 것이 바로 이런 경우지요.

저의 경우 매일 복음을 읽지만 말씀을 제 마음에 새기기보다

여러분에게 말씀 나누기를 하는 것에 치중하는 것과 같다고 할 것입니다.

 

두 번째는 마음이 바위와 같은 것입니다.

바위란 흙이 거의 없는 곳이니 바위에 떨어졌다는 것은

하느님의 말씀이 내게 떨어져도 영 뿌리내리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뿌리를 내리지 못한 씨는 비바람에 쓸려가거나 뙤약볕에 말라버리겠지요.

하느님의 말씀도 내 안에 깊이 뿌리내리지 못하면

환난이나 시련을 겪게 되면 그 말씀을 믿지 못하고 마음에서 밀어냅니다.

 

하느님께서는 너를 사랑하시기에 결코 버리지 않으실 거라는 말씀이나

인간의 고통을 같이 아파하고 언젠가는 구해주실 거라는 말씀도

막상 내가 고통을 당하고 그 기간이 길어지면 거짓말이라고 믿는 겁니다.

 

그런데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아니 이렇게 믿습니다.

환난이나 시련은 약한 신앙의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불신케도 하지만

우리의 신앙이 굳세어지도록 단련하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세 번째는 마음이 가시덤불과 같은 것입니다.

가시덤불과 같은 마음이란 걱정, 재물욕심, 쾌락이 무성하여

하느님의 말씀이 우리의 마음 안에서 자라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실상 작은 걱정꺼리 하나만 생겨도 그것이 분심이 되어

아무리 기도하려 해도 기도할 수 없었던 경험이 우리에게 다 있지요.

걱정 하나도 이러하니 우리 마음 안에 큰 욕심이 들어앉아 있거나

쾌락에 빠져 생각이 온통 그것뿐이게 되면

하느님 말씀은 도무지 들어갈 수 없게 되겠지요.

 

이런 것들이 우리로 하여금 하느님 말씀을 들을 수 없게 하는 거라고

주님께서 말씀하시는데 이런 것들보다 더 고약하게

하느님 말씀을 듣지 못하게 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교만입니다.

 

교만은 가장 완벽하게 우리 귀를 틀어막는데

듣고자 하는 마음이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교만한 사람은 자기 말만 하지 남의 말은 완전히 무시하지요.

이것은 가는귀먹은 정도가 아니라 영적인 감각이 완전히 죽은 겁니다.

하느님 말씀조차 우습게 생각하는 이런 교만이 우리 맘 안에 자리하게 되면

아무 말도 들으려하지 않기에 그야말로 구제불능이지요.

 

나는 어떤 사람입니까? <들을 귀> 있는 사람입니까?

가는귀먹든 완전히 먹든 귀먹은 사람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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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성 프란치스코 오상 축일인데, 저는 그런 줄 모르고 연중 평일 강론을 올렸지 웝니까? 아침기도를 바치면서야 오늘이 축일인 걸 알게 되었으니 이런 제가 프란치스칸이라고 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대신 오늘 강론을 한 다른 형제의 강론을 올렸으니 꼭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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