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집은 기도의 집이 될 것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너희는 이곳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
어제는 선교 후원회가 있어서 정동에 가는데 여느 때처럼 걸어갔는데
가을의 마지막 정취를 맛보려고 지름길로 가지 않고
더 깊은 산길로 그리고 말바위와 청와대와 경복궁을 지나서 갔습니다.
그렇게 청와대에서 경복궁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20여 명의 남녀가
빗자루와 쓰레받기와 쓰레기통을 들고 청소하는 시늉을 하며
청와대를 향하여 가는 거였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그들이 청소 공무원인 줄 알고 무심코 지나갔고
그곳을 관광 온 사람들도 그곳을 지키는 경찰들도 알아채지 못했는데
자세히 보니 쓰레받기와 쓰레기통에 <근혜 청소>, <순실 청소>라는
조그만 글씨가 쓰여 있었고 맨 뒤에는 수녀님 두 분이 오시는데
그분들의 쓰레기통에는 <청소 안보>라는 글이 쓰여 있었습니다.
그때서야 경찰들이 알아채고 청와대로 가는 행렬을 막기 시작했는데
대통령과 그 일당들이 국가적인 쓰레기들이고 이 쓰레기들을 치워버려야
국가안보가 제대로 이루어질 거라는 행위극이었고 거리 시위였던 거지요.
개인적인 욕망으로 인해 나라를 난장판으로 만든 것을
국민들이 이제 깨끗이 청소해야겠다는 것인데
오늘 성전을 정화하시는 주님도 성전에서 욕망을 쓸어버리시는 거겠지요.
우리는 종종 성전을 욕망의 장소로 만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전임 대통령 때는 대통령이 속한 교회의 신자들이 권력을 나눠 갖고,
권력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그 교회로 몰려들곤 하였지요.
그리고 지금도 나라를 위해서 기도를 한다고 하는데 잘 들여다보면 그것이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정권의 유지를 위해 기도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들에게 교회 공동체는 신앙집단이 아니라 권력집단일 뿐이며
오늘 주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교회라면 주님처럼 이들을 쓸어내야겠지요.
그런데 우리가 쓸어내야 할 따른 집단이 있는데, 바로 이익집단입니다.
이 또한 욕망의 다른 모습으로서 이들에게
교회는 자기의 이익을 도모하는 곳이요, 신앙은 이익을 내는 행위입니다.
그런데 교회가 어떤 곳이어야겠습니까?
이익을 얻는 곳이어야겠습니까, 유익을 얻는 곳이어야겠습니까?
교회란 이익의 장소가 아니라 유익의 장소여야 한다는 걸
우리도 머리로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도 부지불식간에,
그러니까 우리 자신을 깊이 성찰치 않으면 부지불식간에
성전에서 욕망의 기도를 바치고 있고 교회 안에서 이익을 쫓고 있습니다.
이익 때문에 유익을 잃어버리는 신앙생활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나>라는 성전에서 내가 치워버려야 할 욕망은 무엇인지
주님의 성전 정화를 보면서 우리도 잘 성찰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