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자유와 죽음의 경계 안에서 피는 피의 꽃이다.
하느님께서 나를 통하여 드러내시는 선, 육화의 체험을
조금이라도 맛본 사람은 뒤로 돌아갈 수가 없다.
그보다 좋은 곳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의 생활방식을 바꿀 만큼
복음을 몸으로 살아내지 못하는 나를 여실히 보여주는 나의 어두움은
겸손으로 향하는 갈망과 그리움을 동시에 갖게 해주었다.
자연 세계는 필요한 고통을, 생명의 순환을, 삶과 죽음의 보편적 아름다움을 무료로 준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바닥에 은총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놀라움과 두려움 사이, 내면적 긴장, 창조적 긴장은
육화의 신비를 지금 여기서 나를 통하여 드러내려는 하느님의 갈망과
그분을 닮으려는 나의 갈망을 만나게 하심으로 하느님의 매력에 빠지게 하셨다.
사랑하면 죽을 수밖에 없다는 진리를 내가 알게 되었을 때
자연의 순환을 몸으로 받아들이면서 그분과의 일치를 통해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선을 행하려고 내 주변의 관계를 살피게 되었다.
사랑으로 죽어가는 것들만이 값진 것으로 존중받기 때문이다.
내가 자연의 순환에서 죽어가는 생명처럼 다가오는 고통을 그냥 받아들이게 되도록
하느님은 오래 기다리시면서 나의 자유의지와 싸우신다.
내가 선을 선택하는 순간마다 그분은 악을 이기신다.
하느님의 통치는 나에게서 그렇게 이루어진다.
살아있는 복음이 된다는 것은 언제나 그러한 패턴을 지니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사랑은 자유와의 경계 안에서 피는 꽃이다.
자유가 사랑을 위한 죽음을 선택하고 받아들일 때 피는 피의 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