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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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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시작

6

사랑하는 건 부끄러운 감정이 아닙니다.

속으로만 삭이던 말을 밖으로 내 보내도 괜찮습니다.

슬픈 여인들의 얘기가 어디 한두 가지에 그치겠습니까?

슬픔속의 종자 같은 그녀들의 내심에 핀 지순한 소망의 꽃잎들

 

속마음을 비추는 벌거벗은 촛불 앞에

미사가 끝난 후

텅 빈 성당의 쓸쓸한 제대처럼 고요히 비쳐 오는 시간을 압니다.

 

7

생명을 낳은 모성이여!

가시덩굴에서 피는 장미를 보십시오.

눈부신 그 기쁨을 보십시오.

빛은 아직도 많이 남아있습니다.

기쁨도 많이 남아있습니다.

자유도, 예술심도, 상냥함도, 기도의 말들도

그리고 달과 별들도 친구들도 남아있고

소중한 시간과 여기에 더하여 사랑하는 사람이 남아있습니다.

 

8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가슴이여!

밤사이에 떨어지는 나뭇잎의 건조한 작은 음향에도 무심할 수 없는

섬세한 감정의 살결이여!

 

그대들이 치른 산욕의 수고,

절대의 진통으로부터 하나의 생명을 품어내던 그때

어두운 육체에서 온통 빛투성이의 축복이 커다랗게 소리치던

모성의 영광을 기억하십시오.

 

9

얼마쯤은 늘 상처 입은 가슴

한 번씩 손이시린 노여움과 덤불이 탈 때 같이

뜨거운 혼란에 휘말리는 그대들의 비애

그대들의 눈물

불면의 밤을 보내던 날

창문을 때리던 빗줄기의 그 사나운 주먹질에도

삶의 애환과 무게를 돌아보게 하지는 않았을까요?

인색한 저울로 사람을 달아 따지는

이반과 몰이해의 사나운 돌팔매들이 부산히 바람을 가르고 다가올 때

아무도 이를 막아줄 방도를 찾을 길 없어

하늘로 두 손을 모으고 기도의 향을 올리던 일을 잊지 마십시오

 

10

이제는 다른 사람을 위해 옷섶 가득히 가장 맑은 눈물을 담아 보내고

부디 다함 없는 축원의 기도를 드리십시오.

자신의 체온으로 얼어붙은 영혼을 녹여주려는 꽃들이여!

주고 또 주어도 매번 줄 것이 모자라는 헌신에의 조바심

동반의 여정에 부축의 손길로

생명을 품어 기르는 그대들이 있어

아직 세상은 아름답습니다.

 

20241021일 새벽에    2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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