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을 보면 내가 보입니다.
자기의 잘못이나 허물을 다른 사람에게 투사하여 희생양을 만드는 사람은 나는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거나 잘못이 있다면 누군가의 탓으로 돌리려 합니다.
“더러운 영이 사람에게서 나가면, 쉴 데를 찾아 물 없는 곳을 돌아다니지만 찾지 못한다. 그때에 그는 ‘내가 나온 집으로 돌아가야지.’ 하고 말한다. 그러고는 가서 그 집이 비어 있을 뿐만 아니라 말끔히 치워지고 정돈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면 다시 나와, 자기보다 더 악한 영 일곱을 데리고 그 집에 들어가 자리를 잡는다. 그리하여 그 사람의 끝이 처음보다 더 나빠진다. 이 악한 세대도 그렇게 될 것이다.” (마태 12,43-45)
희생양을 만들어 상대방에게 뒤집어씌우는 사람은 자신 안에 있는 악마를 다른 사람에게 투사하여 자기의 내면에 잠시 공간을 만들어 비우고 정돈하여 마음을 편하게 하려 합니다. 그로써 남들보다 우월한 존재가 되려고 합니다. 그러나 잠시 승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아주 거짓된 승리를 얻은 것일 뿐입니다. 그렇게 자아도취의 심각한 중독 증상에 빠지면 더 악한 영 일곱을 데리고 들어와 살게 된다는 말입니다. 그렇게 되면 처음보다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사탄이 사탄을 쫓아낼 수 없다.” “어느 나라든지 갈라지면 망하기 때문이다.” (루가11,17)
현 시국을 보면 국민이 준 권력을 사유화한 것을 넘어 비상계엄이라는 초유의 사건을 저질러 놓고 자기는 잘못이 없다고 합니다. 윤석열이라는 개인의 삶이 완전히 망가져 있음을 온 국민이 알게 되었습니다. 우월콤플렉스가 교묘하게 위장하여 자기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윤석열을 보면 내가 보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위선을 저질러 왔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열쇠는 우리의 생산성이나 쓸모 있음에 있지 않고, 업적이나 공로에 대한 보상에 있지 않으며 하느님의 자비와 인자하심에 달려있습니다. 우리의 쓸모 있음에 대한 가치를 더욱 확대하려고 하여도 조만간 바닥이 나고 맙니다. 그렇게 되면 겉을 꾸미는 데 에너지를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그로 인하여 위선을 빚어내는 것입니다. 우리의 신뢰를 망치고 깨뜨리는 위선은 그렇게 발생합니다. 성취, 목표 달성, 등 어떤 쓸모 역량이라는 토대 위에 인간 문화를 세웁니다. 그러나 업적을 이루는 분은 인간이 아니라 인간 안에서 이루시는 영의 활동입니다.
업적과 공로의 법칙을 극적으로 깨뜨려 부수는 일을 개인적 경험으로 하지 않으면 이미 굳어질 대로 굳어진 논리를 불신하거나 밖으로 밀어낼 수 없습니다. 이론이나 추상적으로 알아들을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내 밖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내 안에서 개인적으로 알아야만 하는 무엇입니다.
우리는 저마다 공범들입니다. 우리는 저마다 하느님께서 이루신 선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하느님의 선을 훔쳐 왔기 때문이며, 카이사르의 것을 카이사르에게 돌리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리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으로부터 받지 않으면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없는 존재들입니다. 그러므로 깨끗한 마음, 정직한 마음 없이는 하느님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시도를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습니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복되다 그들은 하느님을 뵈올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어둠 속에서 어둠을 발견하기는 어렵습니다. 아주 작은 빛이라도 빛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고맙게도 예수 그리스도가 빛과 거울로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온갖 선이시며 사랑과 자비의 아버지, 나를 사랑하시는 당신의 방법을 사랑합니다. 나를 자유롭게 하시는 당신의 방법을 사랑합니다. 당신이 창조하시고 나에게 주신 모든 자연과 피조물을 사랑합니다. 당신께서는 말씀을 통하여 따르고, 사랑하고, 용서하라고 하셨기에 나는 말씀에 굴복하고 누리고 필요한 이들에게 자신을 내어주면서 당신을 닮고 싶습니다. 비록 내 죄와 허물에도 의심치 않고 당신을 따르도록 나를 도와 주십시오, 천지 만물에 당신의 선하심과 아름다움을 숨겨 놓으신 진리를 발견하도록 도와주십시오, 어떤 논리와 신학의 범주에도 갇히지 않고 자신을 내어주시는 육화의 겸손과 수난의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나 자신을 당신께 돌려드립니다. 나의 몸과 내 작은 인생, 분주한 마음과 쉬지 못하는 가슴을 놀라우신 당신 사랑에 바칩니다. 저의 삶은 저에 관한 것이 아니고 모두가 당신에 관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