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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4 22:31

인간 대란 (大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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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대란 (大亂)

 

소득이 증가하면서 늘어난 것 중 첫째가 생활 쓰레기의 폭발적 증가이다. 이것은 경제적으로 살기가 나은 나라일수록 더 심각하고 현실적인 문제로 등장하면서 쓰레기 줄이기, 쓰레기 재활용(Recycling) 에 대한 시도와 연구로 새로운 탈출구를 찾고 있다.

 

헌데 오늘 세계는 바로 과거에 없었던 신종 전염병과 같은 새로운 문제에 것에 관심을 써야 할 때가 되었다.

 

바로 말종 수준의 인간 문제이다.

 

인류 역사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러한 문제가 없었던 시대는 없었다.

 

한 예로 조선 왕조 시대 사대부 중에서 말종 수준의 인간들이 보여준 추한 삶의 모습이 오늘도 사극의 주요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있다.

 

세종의 극진한 사랑을 받아 집현전 학사로 인정받은 신숙주가 자기 영달을 위해 조카 단종을 내쫓는 세조에 편승한 대가로, 한마디로 인간적 배신의 대가로 영달을 누리는 와중에, 단종의 독살로 폐비가 되어 노비 신분으로 전락한 단종 비 정순왕후를 자기 개인의 노비로 삼고자 했던 파렴치한 신숙주는 고귀한 신분인 사대부 안에 있을 수 있는 쓰레기같은 인간의 상징물로 남아 있다.

 

자기 영달이라는 개인적 이득을 위해 세종대왕의 뜻을 배신한 그를 후대 사람들은 변절자의 상징으로 기억되도록 숙주나물이라는 단어를 만들었다.

 

그런데 새해가 들면서 모르긴 해도 인류 역사상 그리 유래가 없던 새로운 쓰레기 계층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과거엔 매스컴이 발달하지 않은 관계상 국지적인 정보의 좁은 상태에 살다 이제는 온 세계 정보를 손바닥에 놓고 읽을 수 있는 탓인지 참으로 놀라운 말종 수준의 인간 계층이 새로 생기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필리핀에서 선거운동 기간에 반인권적 막말과 가톨릭 폄훼 발언으로 가톨릭 교회와 대립각을 세웠던 로드리고 두테르테(71)가 국민의 80% 이상이 가톨릭 신자인 필리핀에서 대통력으로 거든히 당선된 것이다.

 

아시아 유일의 가톨릭 국가요, 그 열심에 있어 세계적인 모범성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톨릭 국가에서 필리핀의 어려운 현실에 조그만 힘이 되어주고, 빈곤과 절망에 빠진 필리핀 국민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방문하신 프란치스코 교종에게 어안이 벙벙한 막말을 하던 인간을 가톨릭 신자들은 자기들의 지도자로 뽑았다.

 

인간의 전체적인 면모로 볼 때 교종을 폄하했다는 그 자체를 침소봉대해서는 안 되겠지만 어떤 특정 종교의 지도자라 아니라 인류 전체가 지향해야 할 가치를 입으로가 아닌 몸 전체로 강조하시는 프란치스코 교종을 막말로 대하는 그는, 아무리 보아도 그의 인간 됨됨이는 말종 수준이기에 가톨릭 신자가 아니더라도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필리핀 선거 결과는 너무도 이상하게 보이는 일이다.

 

한마디로 가톨릭 국가로서의 필리핀에 대단한 수치라 볼 수 있으며 신자들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것이다.

 

또 놀라운 일은 다음 타자가 미국에서 욱일승천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불법 이민들의 문제로 골치 아픈 멕시코 국경에 거대한 장벽, 모르긴 해도 진시황의 만리장성 보다 더 대단한 구조물을 만들어 완전히 봉쇄하겠다는 계획을 주요 선거 공약으로 제시하는 것을 보고 프란치스코 교종께서는 있는 담을 허물어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게, 크리스천 지도자의 역할이지 담을 쌓아 불통 상태를 만드는 것은 크리스천 지도자가 아니라말씀을 하셨을 때 역시 교종께 불편한 심기를 보인 트럼프라는 인물이 다음 행보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자칭 크리스천이라고 공언하면서 교종의 복음적 표현에 불편한 심기를 폭발시키고 있다.

 

그에게 확실히 있는 것은 부동산으로 번 천문학적인 돈이요, 마누라 갈아 치우기를 삼복의 내의 갈아 입듯 반복하면서 돈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모조리 하고 있는 그가 대통령으로 내놓은 공약은 하나같이 비인간적이고 비크리스천적인 것들인데, 크리스천이 대종인 미국 국민들의 대단한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역시 크리스천 국가이다. 1607년 종교 자유를 찾아 영국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청교도들에 의해 시작되었고, 그 후 히스패닉 계열의 가톨릭 이민들이 증가함으로서 청교도 이상은 실패했으나 보편적 차원에서 미국이 크리스천 국가가 된 것은 사실이다.

 

영국 청교도들이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생각했던 종교 자유란 오직 개신교도만 살 수 있다는 해괴한 의미의 자유였다.

 

이들은 자기들의 정체성을 WASP 라는 단어로 표현했는데 White, Anglo Saxon, Protestant, 이상적 미국 시민의 자격은 백인 중에도 앵글로 섹슨의 혈통으로서 종교는 개신교야 한다는 복음적인 시각에서 해괴한 이 논리를 하느님께서는 통쾌하게 부수시어 미국은 그 나라의 이름에 걸맞게 세계 모든 인류가 모여 살아가는 나라가 되었다.

 

헌데 이렇게 크리스천이 대종인 미국 국민들이 복음적 이상 이전 인간적으로도 너무도 이상하고 부끄러운 공약을 내건 트럼프를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과는 투표함의 뚜껑을 열어봐야 알 일이지만, 지금 예견으로는 그가 또 필리핀의 이변을 재성취할 수 있는 위인이라는 것은 불보듯 뻔한 현실이 되었다.

 

크리스천이 대종인 나라에서 어떻게 크리스천이기 이전 한 인간으로서 해괴한 인간을 지도자로 뽑게 되느냐를 생각하면 크리스천으로서의 현실이 수치스럽게 다가오는 것은 사실이다.

 

신앙의 가치는 오직 교회당 안에서, 실재 가치는 개인의 욕구와 이익을 최대로 충족시키는 것을 이상으로 한다면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이나 크리스천 국가인 미국에서 예견되고 있는 이변은 하나도 이상할 것이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복음적 가치를 인생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부끄럽기에 앞서 참으로 황당한 일이어서 왜 오늘 가톨릭과 크리스천 일각이 이 지경이 되었는지에 대한 자조적 한탄이 아니라 깊은 사색을 하게 만든다.

 

미국과 필리핀에 비하면 그래도 약과이긴 해도 역시 가톨릭 국가인 오스트리아의 수상이 자기 나라에선 무슬림들이 발을 부칠 수 없다는 주장을 하는 것을 보면 아직 아돌프 히틀러 망령의 조종을 받고 있는 것 같은 황당한 심사를 느끼게 된다.

 

이처럼 여러나라의 크리스천 신자들이, 비크리스천적 반크리스천적 가치를 선거 공약으로 제시하는 지도자로 뽑게 되는 현상에 대해 생각하자는 것이 이 글의 목표이다.

 

크리스천들이 반복음적 비복음적인 태도를 지닌 사람을 지도자로 뽑게 된다는 것은 그동안 교회 가르침과 태도에 대한 깊은 반성을 하게 만든다.

 

크리스천 국가 전체를 보기보다 우리 가톨릭 교회로 축소해서 집중적으로 보자 우리 교회의 가르침은 복음적인 것이지만 실재에 있어서 복음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교회 유지나 확장, 체제유지에 도움이 되는 차원으로 명백히 선을 긋고 있다.

 

그러기에 우리 교회는 외부로 표현하는 것과 내부에서 강조하는 것은 서로 상반될 때가 많다.

 

가령 타종교와의 대화, 환경에 대한 가르침, 사회 정의에 대한 태도는 대단히 개방적이고 앞서있으나 반면 교회내부는 대단히 폐쇄적이고 경직되어 있다.

 

여성에 대한 가르침, 생명에 대한 가르침, 신학의 발전 등 내부 문제에 대해선 대단히 경직되어 있기에 실재 교회 생활은 어쩔 수 없이 신심 수업에 매달리는 방향으로 흐르게 되어있다.

 

복음이라는 것을 예수님이 말씀하신 시대의 흉내까지 답습하는 것으로 여기니 진보나 새로움이라는 것은 곧 복음에 대한 배신으로 여기는 사고방식이 지배적이다.

 

예수님은 당시 유대 사회의 하느님의 뜻과 무관한것을 과감히 반대하셨기에 살해당한 혁명가였으나 예수님의 뜻을 따르는 교회는 복음의 혁명성, 즉 진보의 차원은 무시하고 현상적 교회의 체제 유지나 확장의 차원에서 복음을 보기에 교회는 예수님의 뜻과 반대되는 우파 보수의 역할을 전통에 대한 존경으로 생각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오늘 우리나라에도 이점은 심각한 문제점으로 다가와 있다. 교회의 가장 핵심 단위인 본당의 강론대는 어떤 때 복음을 선포하는 자리이기 보다 보수화된 신앙인들의 구미를 배려하지 않을 수 없는 미묘한 자리가 되고 있다.

 

어떤 견해를 가진 사람도 교회는 복음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원칙은 받아들이나 이것을 거꾸로 생각한다는 게 큰 문제이다.

 

복음으로 나아간다는 것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인데 ,오히려 퇴행적 모습으로 뒤로 향하는 것을 복음으로 나아간다는 것으로 착각하는 우를 범하면서 신자들의 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천정이 낮은 집, 문턱인 높은 집을 왕래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허리가 굽어지는 법이다 .

 

필리핀처럼 미국처럼 하느님이나 하나님을 부르는 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으나, 신자들은 현실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드러나는 하느님의 뜻을 찾아 실현하려고 노력하기보다 자기 이익을 보장해주는 하느님을 더 선호하는 기형적인 신자로 변질되면서 오늘의 안타까운 현실에 도달하게 되었다.

 

어디 미국과 필리핀만의 문제이겠는가? 우리나라 가톨릭 개신교 등 크리스챤적인 외적 세력이 막강한 현실에서 바라본 현실 역시 남의 흉보기가 부끄러운 실정이다.

 

제 정신이 있는 크리스천이라면 자조적인 의미가 있긴 해도 내 탓이요라고 가슴을 쳐야 할 현실이 오늘 우리 종교의 현주소이다.

 

오늘 우리는 일부 크리스천들이 쓰레기와 같은 짓을 하는 인간을 지도자로 뽑는 현실에서 내가 속한 나라, 내가 속한 집단에서 나마 내손으로 쓰레기를 지도자로 선택하는 전염병에 감염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 병은 참으로 무서운 것이며 예수의 가르침에 전적으로 반대되는 것이기에 근년 우리 국민들을 불편하고 불안한 심기로 몰아넣었던 메르스나 다른 병균 못지않게 크리스천이 조심해야 할 영혼과 정신의 전염병으로 여기며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요즘 프란치스코 교종님의 존재는 참으로 우리에게 쓰레기로 오염되고 있는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나침판과 같은 존재로 다가오고 있다.

 

그분의 글이나 강론에 그리 대단한 비중을 둘 필요는 없다. 그분의 행보 전체를 보면 복음이 보이며 말종 수준의 인간들의 유혹을 극복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가 샘솟게 된다.

 

오늘 필리핀이나 미국 크리스천들이 보이고 있는 안타깝고 부끄러운 현실은 현실적으로 우리 크리스천의 수준이 어디인지를 정확히 알려줌과 동시 우리가 신경을 써야 할 정확한 부분을 알려주는 붉은 신호등이라 볼 수 있다.

 

이런 답답한 현실에서도 우리가 희망을 잃지 않고, 복음적인 신념으로 용기있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의 원천을 확인하면서 행복할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종님 같은 지도자의 인도를 받고 있다는 행복감의 확인에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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