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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 품 : 다림질하는 여인들 ( Repasseuses Women Ironing :1884 )

* 작 가 : 에드가 드 가스 일레르 제르망(Edgar de Gas Hilaire-Germain) 1834 - 1917

* 크 기 : 캔버스 유채(Huile sur toile) : 76 x 81.5 cm

* 소재지 : 파리 오르세 미술관

 

 

1. 시작

 

   발레(Ballet)는 무용 · 음악 · 미술 이루어지는 종합적인 무대 예술인데, 이것은 르네상스 시대의 궁정 연예극과 프랑스 궁정 무용에서 발전했다. 오늘날 발레는 일반 대중의 예술적 오락물이 되었지만. 귀족적이었던 예전의 매끈한 움직임과 정연한 우아미가 여전히 남아 있어 다른 형태의 춤과 구별된다.

특히 여성들에게 있어 발레리나가 된다는 것은 여성으로서의 아름다움과 꿈을 한껏 표현할 수 있다는 면에서 대단히 매력적인 분야로 여겨 선망의 대상이기에 여러 어려움이 따르는 각고의 연습과정을 마다하지 않고, 수행의 차원으로 승화시켜 많은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에 대한 감동과 그리움을 주고 있다.

 

2. 작품 소개 및 작가 소개


   많은 작가들이 발레를 위한 음악을 작곡하고, 미술가들은 발레리나의 아름다운 모습을 그리곤 했는데 그중에 에드가 드가 (Edgar Degar)는 발레리나에 대해 대단한 열정을 가지고 많은 작품을 남겼다. 작가는 발레리나를 그릴 뿐 아니라 조각을 남길 만큼 발레리나의 표현에 심취했다.

작가는 프랑스의 은행업을 하는 상류사회의 유복한 부모에게서 태어났다. 대부분 상류층 사람들이 항상 바라는 안정된 삶의 기반을 쌓기 위해 그는 법학을 공부하다가 예술에의 열정을 지울 수 없어, 과감히 법학 공부를 포기하고, 파리 예술학교에서 공부를 마친 후, 이탈리아로 가서 르네상스 예술을 익힌 후 귀국 본격적인 작품 활동에 들어갔다.

 

   에드가 드가 (Edgar Degar)는 전통적으로 최고의 예술 표현의 하나로 평가되던 발레리나들이 아름다운 발레를 연출하기 위해 최고의 노력을 다하는 모습과 당시 프랑스 사회에서 새로운 직업으로 부상되던 다림질 하는 노동자의 삶을 인간 노동의 고귀성의 증거 차원에서 작품을 남겼다.

 

   19세기 산업 사회로 탈바꿈하면서 프랑스에서 다림질은 각 가정에서 주부들이 해야 하는 가사적인 차원을 벗어나게 되었다. 오늘날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세탁업에서 처리하는 것으로 정착되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직종이 되었다.

옷의 종류가 많고, 또 오늘날과 달리 옷의 형태가 복잡했기에 세탁이나 다림질은 깨끗함으로 상징되는 거룩함의 은유가 되었으며, 자연히 다림질한 옷은 신분과 교양의 한 표현으로 정착되고 있었다.

 

   다림질을 한다는 것은 숙련을 필요로 하는 신체적 활동의 하나이다. 옷의 주름살을 지워 말끔히 만드는 이 일은 사회의 하층민이나, 평민이 생업의 한 방편으로 하는 일이지만 작가는 다림질이라는 노동을 힘겹게 반복하며 살아가는 여인들의 삶은 높은 예술의 표현으로 여겨지는 발레리나들이 좋은 작품을 남기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한 연습을 하는 것처럼 고귀한 것으로 여겼다.

 

   작가는 인간의 노동 안에 포함된 숭고성을 최고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발레리나의 연습처럼 고귀한 것으로 평가했다. 작가에게 있어 이 세상 모든 것은 하느님의 작품이기에 아름다운 것이고 평범한 서민들이 치루는 단조롭고 힘든 노동 안에서도 세상에서 최고의 아름다움으로 여겨지는 발레를 위해 노력하는 무용수처럼 숭엄한 아름다움이 있다는 것을 작가는 강조했다.

 

   그러기에 다림질하는 여인의 투박한 손은 아름다움에 대한 대단한 안목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파리쟌인 작가에게 좋은 작품의 소재가 되었다. 당시 파리 화단에선 이런 새로운 분야의 직업인 세탁부와 다림질하는 사람에 대한 작품성이 이미 예술 표현의 경지로 정착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일은 노동량에 비해 수입이 미미하기에 배움이 부족하거나 여려 면에서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없는 여인들이 하는 일로 정착되어 있었다. 

  

   작가는 발레리나들의 삶을 통해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위해 치열한 노력을 하고 있는 그들이야 말로 하느님의 작품으로서의 인간을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이는 것으로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작가는 발레라는 예술이 무대에서 공연되는 겉모습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보다는 이것을 준비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연습장의 모습을 그렸다.

화려하게 보이는 발레리나의 삶은 무대에서 시작되는 게 아니라 치열한 연습장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상기시키면서 발레리나들이 아름다움을 연출하기 위해 치러야 하는 엄청난 수고와 땀을 인간의 고귀함의 표현으로 승화시켰다.

  

   작가는 발레리나들이 연습하는 매 순간에 매혹되었다. 그가 그린 많은 발레리나들의 그림은 무대에서 공연하는 화려한 장면이 아니라 무대에 오르기 전 작품을 준비하는 한마디로 발이 걸레처럼 헤어지도록 연습하는 모습을 그렸는데, 작가는 이런 모습을 바로 수도자들의 수행하는 모습처럼 숭엄하게 생각했다.

 

   또한 작가는 발레리나와 전혀 다른 사회 하층민으로 일하는 세탁부들이 옷을 다림질하기 위해 단순한 반복을 계속하는 손놀림에서 발레리나가 아름다운 작품을 공연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는 것과 같은 고귀함을 발견하여 감탄하면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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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런 장식도 없는 침침한 방에서 두 여자가 다림질을 하고 있다. 한 여자는 다림질을, 다른 여자는 다림질이 잘 될 수 있도록 구김살을 잘 펴기 위해 빨래에 물을 뿌리며 손질하고 있다. 그들이 일하는 뒷면의 벽은 회반죽으로 도장된 칙칙한 것이어서 이들의 노동 환경의 열악함을 암시하고 있다.

 

   붉은 머리칼의 두 여인은 단순한 색깔의 윗옷에 회색 빛깔의 치마를 입고 다리미와 물뿌리개 외에는 이렇다 할 것이 없는 작업장에서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다림질을 하고 있는 여성은 세탁물에서 주름살이 깨끗이 제거된 멋진 옷으로 다림질하기 위해 정신없이 몰두하고 있는 사이, 곁에 있는 여성은 친구의 다림질을 잘 할 수 있도록 세탁물에 미리 물을 뿌리는 일을 하다가 지친 듯 하품을 하고 있다.

 

   그런데 단정하게 보이는 이 여인의 드러난 팔뚝은 이 여인이 살아가고 있는 고달픈 삶을 암시하는 듯 근육으로 다져진 단단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처럼 이들의 다부진 팔뚝은 그들 삶의 열악한 처지를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거친 붓 터치로 다림질로 힘겹게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두 여인들의 삶에서 반복되고 있는 일에서 오는 보람, 생계유지의 수단으로 단조로운 일을 끝없이 해야 하는 서글픔 , 고된 노동에서 겪어야 하는 힘든 인생 체험, 일에 몰두하노라 다른 인간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것 같은 소외감을 적절히 표현했다.

 

 

   다림질하는 여인들의 진부한 삶의 형태에서 작가는 발레리나가 치르는 것과 같은 노동의 고귀성을 발견하여 평범한 일상 삶에서 흔히 놓치기 쉬운 인간의 고귀한 면을 제시하고 있다. 너무도 시시하게 보아 그냥 지나치기 쉬운 다림질하는 여인의 모습에서 고귀하고 성스러운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만들고 있다.

 

   가톨릭 신자들은 성찬식에서 빵과 포도주를 봉헌하며 다음과 같은 기도를 바치고 있다. 온 누리의 주 하느님 찬미 받으소서. 저희가 주님의 너그러우신 은혜로 주신 이 빵을 주님께 바치오니 생명의 양식이 되게 하소서. ”

 

우리 인간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우리와 꼭 같은 인간의 모습으로 오신 예수님께서 생애의 많은 부분을 나자렛에서 목수의 삶을 사셨는데, 예수님의 삶에서 발견할 수 있는 노동의 가치가 많은 순간 간과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작가는 이 작품 안에 복음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이 기억해야 할 중요한 가치 즉 땀 흘려 일하면서 삶이 바로 하느님의 구원사업에 협조하는 대단한 영적인 것임을 일깨우고 있다.

 

현대에 와서 신앙의 표현이 형식적인 습관의 반복 수준이나 아니면 현학적인 내용의 교리들로 포장되어 있는 것은 신앙의 생기를 잃게 만드는 중요 원인중 하나가 되고 있다. 현대에 성() 미술에 대한 많은 좋은 글과 강의를 남기시고 근래에 작고하신 영국의 웬디 (Wendy)수녀님은 성() 미술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셨다. 조잡하게 그려진 성모 상본 보다 정성을 다해 아름답게 그린 한 송이의 꽃이 인간을 더 하느님께 이끌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이 작품은 평범한 일상 삶의 현장에서 발견할 수 있는 신앙의 가치에 눈뜨게 만들고 있다는 면에서 삶의 현실에서 발견할 수 있는 신앙의 가치를 일깨우는 좋은 작품으로 볼 수 있다.

 

내 아버지께서 여태 일하고 계시니 나도 일하는 것이다.”( 요한 5, 17) 라는 말씀은 그리스도인들의 성덕이나, 신앙의 표현은 위에서 내려오는 것을 아래에서 실천하는데 있고, 그러기에 일상에서 우리가 치루어야 하는 노동이나, 노고는 성덕의 주요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는 위에서부터 강조함으로서 잎은 무성한데 뿌리가 부실한 나무처럼 알찬 생명을 보이지 못하는 것은 오늘 우리들이 반성해야 할 중대한 면이다.

현실감이 결여된 신앙의 모습은 예수님이 가장 강한 거부의 표현을 하신 형식주의나 위선이 되기 쉬운데, 너무도 평범하면서 가난한 서민의 일상 삶에서 발견할 수 있는 고귀한 품위를 발견하려는 마음으로 작가의 작품에 접 접근한다면 우리 신앙이 훨씬 더 실재적이고 감동적인 매력의 포인트로 다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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