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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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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과학과 자비 (1897)

작가: 파블로 피카소 (1881- 1978)

크기: 켄버스 유채 :197 X 249cm

소재지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카소 미술관


     미술 교사를 아버지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예술에 비범한 재능을 보여 5살 때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작가는 삶 자체가 비범함의 연속이었다.


아들의 재능을 발견한 부모에 의해 바르셀로나 마드리드의 왕립 미술학교를 다니면서 대가들의 작품을 복사하는 것으로부터 예술 세계의 폭을 키우던 학교 전통을 뒤엎고 독창적인 표현법을 창조하기 시작했다.


13세에 빠리에 가서 가난하고 비참한 시절을 겪으며 형성된 청색의 작풍에서 시작해서 안정된 자리를 찾아 정착하면서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 시작하게 되는 장밋빛 작풍으로 이어지면서 그의 작풍은 무한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일 만큼 다양하게 표현되었다.


1차 2차 세계 대전을 겪으면서 그는 전쟁과 독재의 폭력을 고발한 게르니카(성화이야기 - 9page 위에서 3번째 참고)를 위시해서 근래 우리사회에서도 회자되고 있는 6.25 전쟁 때 노근리 학살 사건을 다룬 작품도 제작해서 세계를 주름잡는 대가이면서 우리 가까이 있는 친근감을 주는 작가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겉잡을 수 없는 창조력의 표현이 그의 긴 삶의 마지막 순간으로 까지 이어졌다.

그러기에 그의 존재는 20세기의 예술을 말할 때 배제하고는 전개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그가 20세기 예술의 전체인 것 같은 인상을 풍기고 있다.


     이 작품은 그가 불과 16세에 그린 초기 작품이며 그전에 그린 " 첫 영성체"라는 작품에 이어지는 종교적 주제의 작품이다.


가난하고 음산한 분위기를 풍기는 방에 누운 환자의 침대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의사와 수녀가 있다.

수녀가 안고 있는 아기로 보아 이 부인은 젊은 여인이나 소생의 가망이 없는 듯 병색이 완연한 표정으로 누워있다

그는 한손을 진맥을 하는 의사의 손에 맡기고 의사는 환자의 병세를 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의사는 환자의 치유를 위해 노력하지만 그의 노력의 한계성이 드러나고 있다.


명의라는 말은 모든 병을 다 고칠 수 있는 의사가 아니라 자신의 한계를 알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임을 이 의사도 감지하면서 결국 의사는 노력을 다하는 가운데서도 드러나는 자신의 한계 체험을 하고 있다.

환자의 맥을 살피는 의사의 표정에서 소생의 희망보다 자기 역할이 끝났다는 체념의 표정이 앞서고 있다.


바른쪽에 수녀는 환자의 아이로 보이는 어린이를 한손에 안고 다른 손으로 환자에게 물을 건네고 있다.


의사가 처방한 약을 먹을 물인지 , 그냥 환자의 갈증해소를 위한 것인지 명백하지 않으나 물은 의사가 처방하는 약과 또 다른 차원의 생명에 필수적인 것이다.


아기는 고통으로 일그러진 표정을 짓고 있는 어머니의 품을 떠나 수녀의 품에 안겨 병의 불안으로부터 탈출한 안정된 표정으로 고통 중에 있는 어머니를 바라보고 있다.


환자는 의사와 수녀 어느 곳에도 시선을 두지 않고 천정을 향해 시선을 두고 있다.

그는 자신의 분신인 아기를 수녀에게 맡기고 있으며 그 아기는 수녀의 가슴에 안긴 채 평안한 표정으로 병에 시달리는 어머니를 바라보고 있다


병중에 있던 간호 수녀에게 안김으로 어머니의 고통과 불안에서 해방되어 자비와 사랑이 지극하신 하느님의 품에 안긴 행복한 영혼의 모습이다.


아기에게 하느님의 보호를 안겨준 수녀는 상징적이나마 빈센트 바오로 성인이 창설한 " 애덕의 딸 회 " 수녀회로서 봉쇄 생활로 일관되던 여성 수도자들을 복음이 요청하는 애덕 실천을 위해 세상 한복판에 나와 고통 받는 중생들의 누이와 어머니로서 삶을 시작한 수녀회 수도복을 입고 있다


오늘처럼 수녀들이 어려움 속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의 어머니와 누이로서 정착된 것은 바로 바로 이 수녀들의 투신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P Picasso.jpg


     그는 일생을 통해 양으로 뿐 아니라 자신의 작품 경향으로서도 엄청난 변신을 했고 세월이 흐르면서 인권이나 반전 운동 같은 복음적 가치를 작품으로 표현했으나 , 그의 결혼 생활이나 다른 사생활에선 신앙의 흔적을 찾기 힘든 인생을 살았다

그러나 불과 15세의 소년으로 표현한 이 작품은 크리스챤으로서 신앙을 너무도 어른스럽게 표현했기에 대가로서의 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어린 소년답지 않게 삶과 죽음 , 종교와 영성 , 과학과 종교, 희망과 절망, 의사와 환자라는 인간 삶의 저변에서 만나는 주제들을 통해 삶의 크리스챤 삶의 실상을 너무도 선명히 제시한 것을 보면서 다음 성경 구절이 생각난다.


"대관들을 믿으려 하지 말라 그들은 구원을 갖지 못한 것

숨 한번 끊어지면 흙으로 돌아가고 모든 희망 없어지고 마는 것

야훼 하느님이 구원이신자 그 희망 복되어라

복되어라 하느님께 몸을 숨기는 사람이여!"(시편 146,3-5)


이 세상에 모든 것은 다 한계가 있기에 궁극적으로 의지할 곳이 못되고 오직 하느님만이 인간의 변함없는 의지처가 될 수 있음을 소년 피카소는 이 작품을 통해 조용히 그러면서도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있다.


'주님은 온갖 것을 선으로 대하시고 일체의 조물들을 어여삐 여기시나이다.' (시편 144: 9)


어린 소년이 긴 세월 안에서 많은 고통과 시행착오를 통해서야 얻을 수 있는 어른스러운 진리를 이 작품을 통해 표현한 것이 너무도 대단하다.


"하늘과 땅의 주인이신 하느님 아버지 , 안다는 사람들과 똑똑하다는 사람에게는 이 모든 것을 감추시고 

철부지 어린이에게 나타내 보이시니 감사합니다."(마태 11,25)


그는 생전에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 나는 보는 것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것을 그린다.

작품은 그것을 보는 사람에 의해서만 살아 있다."


   과학의 한계성을 그는 부정적인 비판의 차원이 아닌 의사의 표정을 통해 상징적으로 표현하면서 환자의 분신인 어린이를 안고 환자에게 물을 건네는 수녀의 모습을 통해 인간을 끝없이 사랑하시는 자비의 하느님을 너무도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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