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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낙원에서의 추방
작가 : 마사치오 디 산 죠반니(masaccio di San Giovanni) (1401- 1428)
작품 소재지 : 이태리 피렌체의 산타 마리아 가르미네 수도원 성당


하느님은 진선미(眞善美)의 근원이라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지만 그동안 교회는 진과 선의 차원에서 하느님을 설명해 왔는데, 현대인들은 여기에 식상을 내고 있으며 너무 일관성 있게 계속했기에 이제 넌덜머리가 날 때도 되었다.



역사상 교회 안에서 예술을 통해 성인이 되신 분들이 있으며, 그 중에 첫째가 도미니꼬회 수도자인 복자 안젤리꼬 (Fra. Angelico)가 계신다. 피렌체에서 활동 하시고 사신 그분은 자신의 믿음을 그림으로 표현하시며 경건히 사셨기에 화성(畵聖)으로 불리고 있다.



그러나 그림에 대한 열정 하나로, 즉 하느님을 철저히 아름다움의 원천으로 여기고 여기에 대한 끝없는 추적을 통해 경지에 오른 이들도 있는데 그중에 한 분이 바로 마사치오(Masaccio di San Giovanni)이다.

마사치오는 1401년 예술의 도시 피렌체에서 공증인을 부모로 태어났고 어려서부터 자유분방한 성격이었으나 인정이 많고 개방적인 성격의 사람이었다.

그가 태어날 당시 그 도시에는 분야는 다르지만 대단한 명성을 남긴 예술가들, 즉 피렌체 대성당의 돔을 만든 브루넬리스키 (Brunelleschi), 도나텔로 (Donatello), 기베르티 (Ghiberti) 등이 활동하던 때였으며, 마사치오는 그 전까지 고수되어 오던 양식에서 벗어나 새롭고 신선한 충격을 주는 양식을 창출했다.

즉 자연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그대로를 생생하게, 모든 사물을 모방하여 재현시키는 것이 휼륭한 화가라 생각하며 이것을 실천했다. 즉 그는 아름다운 자세, 운동, 힘, 발랄함과 독특하고 자연스러운 기복을 묘사하여 과거에 어느 화가도 감히 시도하지 못했던 것을 처음으로 이룬 작가였다. 그의 작품의 특징은 모든 군더더기를 제거하여 생명이 넘쳐흐르며 진실성이 있고 자연 그대로를 묘사한 것이다.

그가 브란카시 (Brancacci) 경당에 그린 그림들은 유럽 미술사에 중요한 획을 긋는 걸작들이며 인문주의에 입각한 윤리, 미학적 관점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이 그림이 그려진 후 미켈란젤로를 위시해서 유럽의 많은 예술인들이 이태리와 피렌체 성격을 완벽히 표현하고 있는 그의 그림을 보기 위해 이 성당을 찾곤했으며, 미켈란젤로는 그의 화풍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


이번에 소개하는 <낙원에서 추방>그림은 피렌체 산타 마리아 카르미네 수도원에 있는 브란카시 경당에 그려진 벽화의 한 부분이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인간 육체가 지닌 동적인 아름다움을 완벽히 표현했는데, 그는 작은 방에 그려진 많은 벽화 가운데 시각적인 강조를 위해 세운 모습으로 그렸기에 시각적으로 쉽게 사람의 관심을 끌게 만들었다.

아담과 이브가 쫒겨 나는 천국의 문은 아무런 장식 없이 단조로우며 바닥은 메마른 진창처럼 쓸쓸한 분위기이다.,

원근법으로 처리된 천사는 하늘 낙원에서 추방되는 원조들을 군소리없
이 낙원에서 떠나도록 완강하면서도 여유있게 인도하고 있다.

낙원을 쫓겨나는 슬픔에 잠긴 아담과 이브의 나체는 그들의 처절한 표정과는 대조적으로 인간 육체가 지닌 아름다움과 힘을 한껏 표현하고 있다.

과거 죄의 결과는 곧 죽음과 멸망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낙원에서의 추방을 빛바래진 모습으로 그렸으나 마사치오는 여기에서 인간이 비록 죄를 지었을 지라도 하느님의 작품이기에 하느님의 작품으로서 아름답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얼굴 모습은 더없는 비통함을 담고 있으면서도 육체는 조금도 손상되지 않는 아름다움으로 표시했다.

사순절은 우리 각자의 약함으로 인한 범죄로 손상된 부분을 정화로서 보완하는 시기이다.

즉 하느님이 만드신 본래의 아름다움으로 회복하는 시기이다. 그러기에 사순절은 우리에게 우리의 약하고 추한 모습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고, 하느님이 원래 만드신 아름다움을 관조함으로서 영국의 시인 밀턴(Milton 1698-1674)이 기원한 실낙원(Paradise Lost)으로부터 복낙원에로의 희원을 키우는데 있다.

오른쪽에 있는 처절한 통곡 속에 낙원에서 추방당하는 모습은 범죄로 하느님을 떠난 인간의 모습이라면 왼쪽의 나신상은 하느님의 모상을 담고 있는 인간의 모습이기에 실낙원에서 복락원으로서 결단이 우리의 역할임을 전하고 있다.

천재는 박명(薄命)이라드니 그도 26세의 안타까운 (?)나이로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그의 박명이 너무 안타까웠던지 르네상스 예술 해설의 대작으로 평가되고 있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예술가 전기>를 쓴 죠르죠 바사리 (Giorgio Vasari 1511 - 1574)는 그의 죽음을 애도하면서 “그가 더 오래 살았더라면 그의 예술은 더 위대한 작품을 남겼을 것이다”라는 말을 했고, 한때 그의 스승이었으며 피렌체 대성당 건축을 담당했던 브르넬레스키 (Brunelleschi: 1377- 1446)는 “마사치오를 잃은 것은 미술 세계에 있어 더 없는 큰 손실”이라고 하며 슬퍼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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