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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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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예수 탄생예고 (1331)

작 가 : 시모네 마르티니 (Simone Martino :1284 - 1344)

크 기 : 목판 템페라 180 X 210cm

소재지 : 이태리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

 

르네상스의 도시인 피렌체 이웃에 시에나(Siena)가 있는데, 지금은 토스카나 주의 한 도시에 불과 하지만 12~14세기에는 중세 이탈리아에서 최고로 번성했던 도시 국가 중의 하나였다.

 

시에나는 한때 피렌체와 쌍벽을 이루는 도시국가로 성장하다가 페스트의 창궐로 많은 시민들을 잃은데다가, 설상가상으로 피렌체의 참주 코시모 1세와 스페인 연합군의 침공을 받아 18개월을 버티다 항복함으로서 세력을 잃었으나. 이들의 기백과 자존심은 오늘도 Il Palio라는 마상경기로 재현되고 있다.

 

시에나는 오늘도 이태리에서 매력적인 도시의 하나로 지금도 중세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도시이며, 예술에 있어서도 피렌체 화풍에 대응해서 시에나 화풍을 형성한 예술가들을 많이 배출했다.

 

작가는 고딕 미술의 중요한 대표자이며, 시에나 미술의 영향을 널리 보급하는 데 가장 크게 이바지했다.

 

그는 젊은 시절 시에나 화풍의 선구자였던 두초(Agotino di Duccio: 1255- 1319)의 제자로 이태리 비잔틴 전통의 형식성을 바탕으로 프랑스에서 시작된 하늘을 향한 끝없는 비상을 갈망하는 고틱 양식을 연결시켜 독자적인 표현을 했다.


르네상스 직전의 유럽 사회에서는 프랑스를 중심으로 일어난 고틱 예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 대성당을 위시해서 시에나 대성당에 이르기까지 고틱 양식의 영향을 받게 되었다.

 

하늘을 향해 끝없이 오르고픈 인간들의 염원을 표현하는 것 같은 높고 길고 뾰쪽한 창을 가진 고틱 성당의 위용은 시에나에 까지 전파되어 국제 고틱 양식이라는 특징 있는 면모로 발전했다.


작가는 두초 이후 시에나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화가였으며, 14세기에 큰 영향력을 발휘했고, 15세기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유지했다. 후에 나폴리와 피사, 오르비에토, 아시시 및 아비뇽의 화가들이 그의 미술을 모방했다.

 

이 작품은 루카 복음 126- 38에 있는 예수님의 탄생 예고에 대한 내용이며 많은 작가들에 의해 표현되어 왔다. 이 주제는 중세에 이어 현대에 까지 많은 작가들에게 매력적인 작품 주제로 등장하고 있다.


하느님의 아들 예수께서 우리와 같은 마리아를 통해 오신다는 이 신앙의 신비를 가톨릭 신자들은 삼종 기도를 통해 마음에 되새김하고 있다.

 

이 작품은 성서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전하고 있다.

 

여섯째 달에 하느님께서는 가브리엘 천사를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고을로 보내시어, 다윗 집안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를 찾아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천사가 마리아의 집으로 들어가 말하였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루카1,26-28)

    

천사.jpg


가브리엘 천사가 무릎을 꿇은 채 의자에 앉아 성서를 읽고 있던 마리아를 바라보고 있다. 하느님의 특명을 받은 그가 방금 지상에 도착해서인지 아직도 망토가 휘날리고 있다. 하느님의 뜻을 정확히 빨리 전하는 것을 사명으로 여기는 천사의 충실한 모습이 휘날리는 망토 자락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천사의 입에서부터 성모님에게까지 천사의 메시지 은총이 가득하신 이여, 주님께서 함께 계신다.” 라는 것이 글자로 새김으로서, 천사의 알림은 바로 하느님의 뜻임을 장엄하고 강하게 표현하고 있다.

 

천사의 날개는 공작새 모양으로 너무 섬세히 그려져 있다. 이것은 작가의 특징으로 다른 작가들은 대부분 희랍 신화에 나타나는 천사들처럼 흰 날개로 표현했으나 작가는 공작새 날개처럼 화려한 묘사를 함으로서 특별한 상징을 표현하고 있다.

 

중세기에 있어 공작새는 부활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공작새는 죽어서도 썩지 않는 다는 전설이 있었기에, 작가는 이것을 원용해서 마리아가 낳을 아기는 여느 인간처럼 죽음의 고통을 겪지만 다시 부활할 것이란 암시를 하고 있다.

 

육신을 가진 존재로서의 인간은 죽지만 하느님의 선물인 영혼은 영원한 것이라는 것을 상징하고 있다.

 

그런데 천사의 머리 관과 함께 손에 선물로 들고 있는 것은 올리브 가지이다.

 

보통 다른 작품에서 천사는 마리아에게 순결의 상징인 백합을 바치고 있는데, 작가는 예외적으로 올리브 가지를 그렸다. 이것은 작가가 머물고 있는 시에나의 정서를 표현한 것이다.

 

시에나는 피렌체와 경쟁 상태에 있던 도시였으나, 피렌체의 세력에 밀리면서 피렌체가 메디치 가문의 후광을 업고 르네상스의 도시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시에나는 성장이 중지된 답보의 처지에 머물게 되었다.

 

한마디로 고틱 양식을 받아들였던 초기 상태에서 피렌체는 르네상스로 진보한 반면 시에나는 고틱 도시로 주저앉아야 할 처지가 되었다.

 

이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시에나 시민들과 피렌체 시민들 사이엔 그리 반갑지 않는 앙금이 생기게 되었다.

 

이웃 국가 사이가 친구가 되기보다 원수가 되기 더 쉬운 것이 인간의 정서이고 당시 두 도시의 정서 역시 마찬가지였다.

 

백합은 중세기에 시작해서 오늘까지 피렌체 시를 상징하는 공식 로고였기에 시에나의 자존심을 지키는 마음으로 백합 대신 올리브를 사용했다.

 

가톨릭 신앙은 원수의 사랑까지 포용하는 폭넓은 것이나, 이 신앙에 몸담은 인간들의 가슴은 제한된 것이기에 성서적 표현에 있어서도 불편한 민족 정서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그리 바람직한 것은 못되나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22.jpg

   

작가는 성모님과 천사 사이에 꽃병을 두고 여기에 백합을 꽃아 두었다.

백합이나 꽃병은 하나같이 순결의 상징이기에 피렌체의 상징인 백합에 대한 시에나 시민의 불편한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범위 안에서 성서의 내용을 표현한 것이다.

 

마리아.jpg

  

성서를 읽고 계시던 성모님은 천사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당황하면서, 천사가 전하는 구세주의 어머니가 되라는 소식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에 대해 의아해하는 모습이다.


가브리엘 천사의 말은 들은 성모님의 수줍음과 당황스러움이라는 심정은 얼굴 표정만이 아닌 몸동작 전체로 강렬히 표현되고 있다.


많은 작가들은 이 장면을 성모님의 겸손과 순종이라는 덕목으로 표현하고자 했기에 천사의 전갈에 무릎을 꿇고 주님의 종이오니, 지금 말씀하신 대로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라는 표현을 했다.

 

 그러나 작가는 이 부분을 심리적인 관점에서 표현함으로서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의 거쳐야 할 인간적 고뇌와 두려움을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여기에서 하느님의 뜻에 놀라고 당황하다가 마침내 순종하는 처녀 마리아의 심리 상태를 이런 몸짓과 너무도 잘 표현하고 있다.


전체가 화려한 금박으로 더 없이 우아하고 화려한 가운데, 유독 성모님만 감청색 옷을 입어 돋보인다.


이것은 성모님의 동정성 이전 하느님의 어머니로서의 고귀성을 표현하는 것이다. 당시 안료에 있어 여기에 사용했던 감청색 안료는 금이나 향의 가격과 비길 만큼 값진 것이기에 성모님을 그릴 때에만 이것을 사용했다.

 

고틱 양식의 특징인 궁형과 뾰족창(Wimperg)으로 어우러진 대성당의 앞면과 같은 배경을 바탕으로 하느님의 뜻을 전하는 가브리엘 대천사와 이것을 받아들이는 성모님의 모습이 너무도 섬세히 표현되기에 이 작품 앞에 서면 관객들은 현장을 지키는 사람과 같은 감동을 받게 만들고 있다.

 

전체.jpg


이 작품은 시에나 대성당의 제단에 사용하기 위해 제작한 것이기에 양옆에 시에나의 수호성인이었던 안사누스와 막시마가 있는데, 두 분은 로마 제국의 디오클레시안 황제  박해 시절에 순교한 성인들이기에 순교의 상징인 종려수를 들고 서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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