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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부활 (2006)
작가 :이골 미토라이( Igor Mitoraj:1944- )
소재지: 로마 :순교자들과 천사들의 성모 대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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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본역을 테르미니라고 부르는 데, 이것은 자칫하면 종착역이란 뜻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실은 온천이란 뜻의 terme에서 연유하고 있다

교회를 박해했던 디오클레시아노 황제는 오늘 로마의 테르미니 역 근처에 로마 시민들의 건강과 휴식의 공간으로 온천을 만들었는데, 그 규모가 3000명의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대단했다.
황제는 크리스챤적인 차원에서는 박해자였지만 로마 제국의 지도자로서는 국민 복리를 위해 대단한 기여를 했던 사람이다.

이것이 야만족의 침입에 의해 수로가 차단됨으로서 폐허로 남아있다가 교황은 미켈란젤로에게 성당으로 개조를 명해서 냉탕 부분에 속하던 공간이 성당으로 개조되었는데, 미켈란젤로의 천재성이 유감없이 드러난 성당이다.
성지 순례를 계획하고 로마 역에 도착한 사람들은 역 주위의 음산한 분위기에 실망할 수 있지만 이 성당에 일단 발을 들여놓으면 전혀 다른 분위기에 접어들게 된다.

이 성당은 1867까지 교회 역사에서 가장 엄격한 수도회였던 카르츄시안 수도자들이 기거했기에 넓은 공간에 가득 찬 성스러움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
근래에 와서 이 대성당에 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안치함으로서 고대와 현대가 어우러진 멋진 전례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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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폴랜드 출신으로 폴랜드 아버지와 프랑스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서 크라코프(Krakov) 예술 대학을 졸업 후 빠리에서 학업을 계속하면서 그의 예술적 감각의 풍요로움을 키우게 된다

그후 예술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 라틴 아메리카, 특히 멕시코에서 오래 머물면서 남국적인 기질을 자유롭게 표현한 멕시코의 현대 벽화에서 큰 감동을 받게 된다


그는 먼저 서구 예술의 기원이었고 이태리에서도 르네상스를 통해 다시 재현된 적이 있는 희랍적 고전 양식의 바탕에서 작품을 시작했기에 그리스도를 표현함에 있어서도 그리스 신화의 주인공인 아폴로와 같은 젊음과 나체성을 과감히 도입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현대적 전위기법의 표현 속에서도 관람객들에게 생경스러움 보다 친근감을 주고 있으며 , 고전 작품이 풍기고 있는 옛스러움에 바탕에 두었기에 현대적 과감한 표현이 생경스럽거나 삭막하지 않고 보는 사람들에게 친근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이 작품은 성당 정문에 성모 영보와 함께 새겨진 것이다
성모 영보와 부활을 대비시킨 것은 작가가 표현하고픈 예술을 통한 크리스챤 신앙의 정점이다.

가브리엘 천사로부터 구세주의 어머니로서 소명을 받는 성모님은 “ 주님의 여종”으로서 모든 크리스챤의 모델이다.
성모님처럼 하느님의 뜻을 자기 삶의 근간으로 실천하며 살아야하는 크리스챤 삶의 여정은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서야 완성된다는 뜻이다.

작가는 신약의 많은 부분에서 나타나고 있는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에 대한 가르침은 크리스챤 삶의 기본 여정임을 작품을 통해 강조했다

그런데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이라는 주제는 성금요일과 부활 대축일 처럼 두 개의 모습으로 표현하는게 상례이나 여기에서 작가는 과감한 시도를 했다
즉 부활한 그리스도의 생명안에 십자가의 죽음을
십자가의 죽음안에 생명의 완성인 부활의 모습을 융합시킨 것이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과거와 전혀 다른 방법의 획기적인 신앙 표현을 작품안에 담고 있다
과거 교회는 정통성을 강조하기 위해 많은 이단적인 요소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전통성을 표현했으나 작가는 이교적인 요소안에 들어있는 신성을 발굴하여 융화시킴으로서 크리스챤 만이 아니라 인간적인 삶을 갈망하는 많은 사람들을 신앙으로 접근하게 인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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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하신 예수님의 모습은 전통적인 십자가의 고통에 기진 상태에서 못박힌 핏자국이 선명한 극도의 비참한 모습과 전혀 다른 늠늠한 모습의 남성이다.
많은 작가들이 부활하신 주님의 모습에 수난의 상징인 죽음과 고통의 모습을 담은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이것은 미켈란젤로가 “최후의 심판”에서 심판주로 오시는 주님의 모습을 너무도 생기있고 균형잡힌 아폴로 같은 희랍신의 모습으로 그리스도를 표현하는 것을 답습한 것이다

미켈란젤로에게 있어 하느님의 신성은 인성의 완전함을 포함하고 있다고 여겼기에 심판주로서의 그리스도를 과거와 같은 인생을 살만큼 살아 많은 지혜를 터득한 노인의 모습으로 부각시키지 않고 늠늠한 젊은이의 모습으로 표현했다.

작가는 모든 작품에서 고전 작품처럼 신체를 전체적으로 표현되지 않고 항상 절단된 표현으로 새로운 강조점을 제시하는 기법을 사용했다.

너무도 건장하고 늠늠한 모습의 주님 가슴 한가운데 십자가가 계곡 처럼 깊이 새겨져 있다

작가가 중점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은 가슴 부분이며 , 이 가슴 부분의 강조를 위해 양팔의 아랫 부분을 과감히 절단했다.
그리고 가슴 부분에 새겨진 십자가를 넣음으로서 인간을 향한 하느님으로서의 그리스도의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요한 복음의 수난사화에는 그리스도의 죽음 앞에 어떤 병사가 창으로 옆구리를 찔러 피와 물이 나왔다는 내용이 있는데, 작가는 너무도 건장한 그리스도의 가슴에 십자가를 새김으로서 인간에 대한 사랑 때문에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내어준 그리스도의 고통을 동반한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경건한 크리스챤들은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치면서 “ 내 맘속에 주님 상처 깊히 새겨 주소서”라고 간구한다.

작가는 그리스도 신체의 중심부에 도저히 지울 수도 없는 십자가의 흔적을 각인함으로서 십자가의 실상을 생동감있게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십자가에 부활한 생명을 , 부활한 생명 안에 십자가의 고통을 새김으로서 크리스챤 삶의 실존을 너무도 정확히 표현했다.

크리스챤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하느님의 생명을 살아가는 것이기에 더 없이 고귀하고 싱그럽다.
그러기에 신앙과는 거리가 먼 것처럼 보이는 완벽한 인간 조건을 갖춘 희랍 신들의 모습이 바로 신앙을 살아가는 크리스챤의 모습일 수 있다

그러나 크리스챤이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의 삶을 재현하기 위해선 작품에 나타나고 있는 그리스도 처럼 실존 깊숙이 크리스챤으로서 삶을 증거하기 위한 고통이나 어려움을 수용해야 할 것이다.

작가는 십자가의 죽음을 겪으시고 영원한 생명으로 부활하신 구세주의 모습을 인간중심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현대인들에게도 매력과 감동을 줄 수 있는 모습으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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