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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개종자의 세례 (The Baptism of the Neophytes 1426-27)

작가 : 죠반니 마사치오Giovanni Masaccio :1401- 1428)

크기 : 프레스코 : 255 x 162 cm

소재지 이태리 피렌체 산타 마리아 카르미네 수도원 ( Santa Maria del Carmine, )

 

   중세 피렌체는 메디치 가문의 지혜로운 처신과 직능 조합들의 협력으로 르네상스 시대를 여는 대표 도시로서의 기반을 다졌는데, 마사치오는 초기 르네상스 작가로서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드 다빈치 등 후배 작가들에게 큰 영감을 준 거목이었다.

 

   27살의 나이로 단명해서 안타까움이 많고, 좀 더 오래 살았으면 하는 아쉬움도 없지 않지만 그가 남긴 작품만으로도, 인간 중심의 사고방식과 표현을 과감하게 함으로서 르네상스 예술의 시원하면서도 자유로운 길을 열었기에 이 방면의 선두 주자로 불리고 있다.

 

   그가 공증인이었던 아버지를 여의고 피렌체로 이주하면서, 기라성 같은 작가들이 각축장을 이루던 예술가들의 조합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하게 된다.

 

   펠리체 브랑카치(Felice Brancacci) 당시 피렌체에서 부유한 상인에다 정치가로서 갈멜 수도회 소속인 산타 마리아 카르미네 성당 안에 가족 경당을 만들게 되었는데 작가가 바로 이 작업에 동참하면서 신약성서에 나타나고 있는 사건들, 특히 성 베드로에 관한 일화들을 불같은 열정으로 완성했다.

 

   이 작품은 경당의 오른쪽 상단의 작품인데. 르네상스 작가답게 통념적으로 생각하는 성화와 다르게 완전 나체로 등장하는 아담과 이브로부터, 이 작품에 등장하는 것처럼 세례를 받기 위해 무릎을 꿇고 있는 사람들을 등장시킴으로, 과거에 표현하지 못했던 성서적 표현에 박진감을 더하고 있다.

 

   사도 베드로에게 세례를 받고자 무릎을 꿇고 있는 반나체의 사람은 창세기에 나타나고 있는 세상을 창조하실 때 하느님이 느끼셨던 그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그전까지 교회에선 나체가 음욕의 상징으로 여겼기에 가급적 피하는 것이 기본적인 정서였으며 그러기에 성서에 나타나고 있는 사건들을 그릴 때 무화과 잎을 사용하거나 다른 수단을 써서 가급적 피하는 것이 통례였다.

 

창세기에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시면서 기뻐하셨다는 내용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좋았다.”(창세1,21) 는 이러한 표현이 인간에 창조에 이르기까지 반복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작가의 이 파격적인 표현을 오히려 성서에 나타나고 있는 하느님의 작품으로서의 인간을 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baptism-of-the-neophytes-1427_jpg!Blog.jpg


    베드로는 겨울 외투와 같은 두꺼운 옷을 입고 세례 때 사용할 물그릇을 들고 있다. 베드로의 이런 육중한 옷은 그가 주님으로부터 교회의 으뜸으로 불림 받은 건강한 권위의 상징이다.

 

   이런 육중한 옷을 입은 사도 베드로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세례자와, 서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원죄의 허물을 벗고 하느님의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고자 하는 아름다운 인간의 모습이다.

 

   찬 겨울 강가에서 벗은 몸으로 세례를 기다리는 사람은 추위에 온몸을 떨고 서 있다. 그의 육체는 잘 다듬어진 모습이어서 너무 아름답다. 그가 추위를 느껴 가슴을 가리고 떨고 있는 모습은 한폭의 아름다운 풍경으로 등장하고 있다.

 

   베드로 사도는 바가지에 담긴 물을 세례자 위에 붓고 있는데, 마치 씨뿌리는 농부와(마태13, 24) 같은 모습이다. 세례란 교회라는 집단에 대한 소속감의 확인이나, 입문 예식 이상의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여 삶으로 실천함으로서 성장시키는 수행자여야 한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세례를 통해 교회에 입문한 크리스천이 받아 들여야 할 수행자의 모습이다. 배경으로 등장하는 산은 구비 구비 겹쳐 있어 이 세례자들은 이스라엘 여러 지방에서 주님의 말씀을 듣고 세례 받기 위해 모인 것으로 표현되면서 복음의 역동성이 드러나고 있다.

 

“  예수님이 호숫가로 물러가셨다. 그러자 갈릴래아에서 큰 무리가 따라왔다. 또 유다와 예루살렘, 이두매아와 요르단 건너편, 그리고 티로와 시돈 근처에서도 그분께서 하시는 일을 듣고 큰 무리가 그분께 몰려왔다.”(마르 3,7)

 

   옷을 벗고 있는 세례를 받을 사람들과 겨울옷을 입은 베드로를 대비시키면서 작가는 어떤 인위적인 것도 배격하고 인간 그 자체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자 하는 르네상스인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례 받을 사람들은 순교를 결심한 영웅적인 인간상이 아니라 세례를 받아야 하지만 겨울 추위를 견디기 어려워하는 인간적인 약함도 지닌, 너무 인간답기에 또한 성스러움으로 나아가고 있는 인간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르네상스는 인간성의 재발견이라는 인문학적인 태도만이 아니라, 하느님이 만드신 원래 인간의 아름다운 모습을 재시하면서 현대 신학에서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원조로 부패한 인간의 모습이 아닌 하느님의 작품으로서 축복의 상속자로 태어난 원복(原福)의 존재로서의 인간을 드러내고 있다.

 

   작가는 단순히 그리스 로마 문화의 재현이라는 차원에서 나체의 인간을 등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성서에 나타나고 있는 하느님의 작품으로서 인간의 건강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표현함으로서 교회로부터 덧칠되어 위축되었던 인간의 가치를 재발견하도록 초대하고 있다.

 

   작가는 회화에서 원근법을 사용하는 면에서 획기적인 선을 그은 것 못지 않게 성서의 내용을 덧칠 없이 표현함으로서 그동안 교회의 교리체제에 갖혀 답답하게 표현되던 성서적 내용들을 프레스코 만큼이나 신선하게 표현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런 면에서 이 작품은 성서적 표현에 있어 예언적인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복음은 인간이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새로움임이 사실이나, 살아가면서 많은 덧칠이 되면서 신선한 매력을 상실한 구닥다리로 변질되어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제쳐지는 것이 제도 교회의 안타까운 현실이었고. 이럴 때 예언적 견해를 지닌 신학자들이 나타나 교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곤 했다

 

   그러나 이런 신학자들 못지않게 예술가들도, 신학자들과 또 다른 방법으로, 어떤 때 과격하다고 여겨질 만큼 파격적인 표현으로 신앙의 내용을 표현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작가는 원근법의 사용이라는 새로운 작풍의 창출로서 뿐만 아니라 더 성서적인 표현으로 신앙의 내용을 전달했다는 면에서 예언자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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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스코(Fresco)는 벽에 회 반죽을 바르고 그것이 마르기 전에 물에 안료를 개어서 그림을 그리는 기법이며, 그림물감이 표면으로 배어들어 벽이 마르면서 그림은 완전히 벽의 일부가 되어 색채가 오래도록 보존되는 것이 특징이다.

 

   작가는 프레스코화라는 단어가 표현하는 신선함으로 성서적 표현을 신선하게 표현함으로서 히브리서의 저자가 말하고 있는 하느님 말씀의 특징을 예술적 관점에서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 사실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힘이 있으며 어떤 쌍날칼보다도 날카롭습니다. 그래서 사람 속을 꿰찔러 혼과 영을 가르고 관절과 골수를 갈라, 마음의 생각과 속셈을 가려냅니다.”(히브4,12)

 

   이 작품은 미켈란젤로에게 큰 감동을 주어 그가 젊은 시절 자주 이 작품이 있는 성당을 찾아와서 스케치를 했다그가 로마에 가서 남긴 불후의 명작인 시스틴 경당의 천지 창조최후 심판은 바로 작가의 영향이 더 심화 확대된 것이라면 작가의 짧은 생애는 짧다는 안타까움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그 열정이 계속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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